왜인지 조금 불편한 그말.
종종 무심결에 내던져진 누군가의 한마디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의 무관심에,
날 가장 잘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던 사람의 냉랭함에,
깊디깊은 상처를 받곤 한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물방울 몇 개일지라도
개미 한 마리쯤은 쉽게 휩쓸어버리기 충분한 것처럼,
별일 아니라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일들이 있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저 고독히 한숨을 삼키며
‘인생이 원래 그런 거지 뭐..
어쩔 수 없는 일 투성이잖아.
안 그래?
근데 뭐 어쩌겠어.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일 인걸..’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뿐이다.
나는 아직 이보다 괜찮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인생이 원래 그래..’라는 말,
지금보다 어릴 땐
왜인지 삶에 굴복해버리는 것만 같아서
그토록 싫어했던 말이었는데,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을뿐더러
결단코 내 입에서 새어 나올 일 따윈 없을 거라 자신했던 말이었는데,
마치 뱀이 허물이라도 벗는 것처럼
종종 내 입에서 자연스레 새어 나온다.
그런데, 이보다 좀 더 나은 말이 있긴 할까?
지금보다 세월을 조금 더 지새면
알게 될까?
그때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