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은 만남, 너무 빠른 이별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2월 3일(월) - 백수 34일째

임시보호 했던 콩순이가 주인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오후 3시쯤 강아지를 데리러 오겠다고 연락을 받았다. 독립출판물 입고한 책 재입고 의뢰가 2군데나 연락와서 우체국에 가야했다. 헬스장 가서 운동도 해야 하고, 누구를 만나러 가는 일정도 있었다. 모든 일정을 오후 3시 이후에 진행했다. 새끼 강아지를 두고 혼자 나가지를 못해서 3시 새로운 주인이 올때까지 기다렸다. 다행히 좋은 주인을 만나서 콩순이를 보내줬다. 콩순이는 나에게 추억과 향기? 냄새를 남기고 갔다.


새끼 강아지라서 배변 훈련이 안되서 여기저기 흔적을 많이 남겨놨다. 결국 너무 어리고 조심스러워서 목욕도 못 시켜서 꼬질꼬질한 냄새도 났다. 거실을 치우고 이불, 베개 커버, 입었던 잠옷 등을 빨래를 돌렸다. 그리고 바닥을 여러 차례 닦고 계속 환기시켰다. 오후 3시부터 창문을 열어두고 좀 전에 오후 9시에 창문을 닫았다.


양수리에 에코힐링센터라고 큰 문화, 운동 공간을 짓고 있다. 아직 완공이 안되서 그전까지라도 운동을 해야겠다고 등록한 헬스장에 갔다. 20평도 안되는 공간에 운동하러 온 사람이 10명이 넘었다. 북적북적했고,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약간 어지러웠다. 이 사람들과 좁은 공간에 섞여서 운동하는 게 숨차고 답답한 느낌이였다. 결국 문 열고 들어갔다가 다시 닫고 나갔다. 조금 고민된다. 한달 치 운동비를 결제했는데 공간은 좁고 사람이 늘 이 정도 오면 나는 또 운동을 못하고 뒤돌아서는 일이 많을텐데... 어떻게 해야할지 적절한 혜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와중에도 콩순이 생각이 난다.


동네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다. 늘 지정좌석처럼 앉아있던 공간에 다른 분들이 차를 마시고 계셨다. 그래서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손님들이 나갔다. 일하시던 분이 금방 치워주시고 거기가서 책 읽으라고 내 가방이랑 점퍼를 옮겨다주신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책 한권을 마무리 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콩순이가 생각난다.


늘 다이나믹한 꿈들을 많이 꾼다. 지난밤 꿈에서는 내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내가 말했다.

“제가 일도 안 하고 놀고 있으니까 답답해보이죠?”

“사는 게 일이야”

상대방의 음성이 들린다. 사는 것 자체가 일이라고. 나는 그대로 내 삶을 살아가라고. 참고로 종교는 없다. 요며칠 강아지를 임보하면서 백수인 것도 잊고 그 매력에 빠져 살았다. 너무 짧은 만남이였고, 너무 빠른 이별이였다. 너의 삶이 늘 행복하기를. 그렇게 나는 강아지와 짧았던 시간에 대한 이별을 하고 난 또 하루를 보낸다.난 또 내 삶을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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