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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Mar 20. 2020

노력형 행복파

2020년 3월 20일-나로 살기 80일째    


눈썹 문신을 했다. 눈썹 문신을 했더니, 찐한 게 너무 웃겨보인다. 이참에 개그맨 양세찬 수염을 따라해보고, 빠알간 틴트를 발랐다. 누구를 웃기기보다는 내가 웃고 싶어서. 같이 웃으면 더 좋고. 가끔 똘끼가 충만해진다. 울면 뭐하겠어, 지금 내 인생엔 코미디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난 기꺼이 내 인생의 개그우먼이 되어주리라. 사진을 찍고 여러 사람들에게 보낸다. 다같이 웃음 한바탕 이어진다.     


자이언트 펭TV를 구독한다. 재미있다고 하길래 찾아보았는데 공감 가는 부분도 많고 펭수가 귀여워 보였다. 계속 빠지다보니 굿즈 모으는 재미도 커졌다. 지금은 펭수 휴지, 빵, 페이퍼아트북, 노트북 파우치 등 여러 가지 펭수 시리즈를 가지고 있다. 중학교 아이들이 놀러오면 “여기가 감성돈쌤 집이야? 펭수집이야?”라고 묻고는 한다. 사실 나도 헷갈린다.     


찌질한 백수의 삶을 브런치에 매일 연재하고 있다. 매일의 일상에서 웃음 포인트를 찾는 노력중이다. 백수임에도, 공황장애 7년차 임에도, 펭수와 닮은 체구임에도, 행복해한다. 아니,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노력해서 행복해진다. 처음부터 쉽게 행복은 찾아오는 법이 없었다. 노력한만큼 얻어지더라.    

 

요즘 중학생, 대학생 친구들이랑 놀때면 마음이 즐겁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롭다. 나와 같은 시대를 공감해주는 사람, 내 또래의 사람과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이 팔딱팔딱 거린다. 하지만 내 또래 사람들은 이 시간에 직장을 다니거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내가 어쩌면 과한 욕심인지도 모른다.     


<퇴마록>이라는 소설이 있다. 중고등학교 때 읽으라는 권장도서는 안 읽고, 집에 가면서 걸으면서도 읽고, 수업 중에 읽고, 다시 읽고, 또 읽었던 책이다. 어렸을 때 생각했다. 내가 나중에 돈 벌면 이 책 전권 사서 내 책장에 넣어 두겠다고 말이다. 어린 날의 다짐은 잊어버리고 어느새 30대 중반이 되었다. 요즘에서야 이 책 생각이 났다. 이제는 이 책을 구입하려면 개정판 구입은 가능하나, 예전 표지는 구입하기 어렵다. 고민된다. 나는 지금 이 시대, 이 시국에 염증이 나서 추억에서 위로를 받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 또한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요며칠 외로운건지, 우울한건지 헷갈리지만 그러한 감정들이 내 안에 몽글몽글 올라온다. 하지만 난 또 행복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찾을 것이다. 내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나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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