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미안해, 죄송합니다.

by 지구인 이공이오

미안해,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하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주 작은 것에도

마냥 미안하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렇게 사과할 일이 아님에도

자꾸 그렇게 말하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습관성 사과라고

그러지 말라고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사과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나는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서든

영향을 주게 되는 모든 상황이

늘 불편하고 미안하다.


그래서 오늘도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나라는 사람이

당신의 시간과 노력을

쓰게 해서 미안한다.


내가 부탁하지 않았다면

내가 뭔가 말하지 않았다면

내가 쉽게 결정을 했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렇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나는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이 필요했다.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

언제나 그런 마음 없이 곁에 있을 수 있는 사람

그게 쉽지가 않은 걸 알지만

나도 그런 사람이 한 명은 있었으면 한다.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

미안해, 죄송합니다라는 말부터 꺼내지 않아도 되는 사람

당신의 시간과 노력을 마음껏 받아도

그게 아무렇지 않은 사람

오히려 편한 사람


언젠가

그런 사람이 그렇게 내 곁에 있는 순간도 있었으면...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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