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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달 Oct 29. 2024

살아 숨 쉬던 나무, 죽어서는 책이 되어

안산호수공원 갈대습지

/

혹해서 훅.


작정하고 간 건 아니었는데

우람한 도서관 건물에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 

들어가 보았다.

/

/

어머나,

창밖이 울긋 불긋해!



단풍이 지각해서

요즘 이런 빛깔은 보기 힘든데,

바깥이 궁금해졌다.

/

/

지금,

책이 문제가 아니야.


죽은 나무, 책은 내버려 두고

책이 되기 전의 나무에게로 가보자.


밖으로 나와서 둘러보니

나무가 '전경'이 되고

도서관이 '배경'이 되네.

/

/

살아있는 나무, 죽어서는 책.


살아있는 나무에 초점이 맞춰지고

죽어서 갇혀있는 나무, 책은 뒷전이 되어버렸다.

나무는 베푸는 데  아낌이 없구나.


날이 잔뜩 흐리고 서늘해

걷는 사람, 타는 사람, 머무는 사람....

많았다.

/

/

여기도 호수공원.


친정이 일산이어도

일산 호수공원도 안 가본 내가 안산호수공원은 돌고 있다.



새끼오리가 버둥버둥대는 모습이

하도 귀여워 한참 들여다보는데,

물방울이 떨어진다.

빗방울이다.

/

IIIII


비가 내린다.


비에 젖어 예뻐진 나무들

한꺼번에 동시에 물들지 않고

제각각 다르게 자기 보폭에 맞춰 서서히

이렇게 어우러져야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되는 거겠지.


IIIII

/

편안하길, 행복하길,  길, 길은 여러 갈래다.


길의 방향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나를 쥐면 나머지는 놓아야 한다.




생각은 접고

몸을 펴고 걷자!

/

/

사진에서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만 빼고 싶지만.


고잔 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존재했던 저수지를 잘 다듬어

지금과 같은 휴식공간이 만들어졌다니


사진은 사진인 거고

삶이 먼저고 기본이지.



야트막한 산이 있어 데크길 따라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위에서 내려다본 호수 반대편은 단풍이 확 들었다.



우산 챙겨 오길 잘했다,

사는 일도 미리미리 챙겨서 해결될 것 같으면 얼마나 좋으랴.

한 치 앞을 몰라 차라리 다행인 경우도 허다한 걸 보면

좋고 나쁜 날씨가 없듯이 사는 것도 그렇다.

/


잘리고 꺾인 나뭇가지 뭉텅이도 작품이다.




갈대습지.



비가 내리는 습지도 운치 있네.

그런데 아직도 갈대와 억새가 헷갈린다, 이를 어째.

물가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이 갈대인 건 알겠는데 이건 억새같이 보이는데.... 아, 몰라 몰라!


갈대습지라고 하니 이게 갈대겠지.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흔들거리면

춤추는 것 같아 멋져.


멋져버리면 다 된 거지.

안산천과 화정천이 모이는 곳에 철새들도 모여들고



안산의 숨은 매력놀란다.

이런 데가 있었다니!

남녀노소

사시사철

가리지 않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곳이다.


봄날 벚꽃 면 얼마나 이쁠까도 상상해 보

도서관에서 책 빌려 벤치에 앉아 읽는 장면

그려본다.


우연이 주는 기쁨이 이런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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