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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달 Nov 27. 2024

살아있는 화석, 은행나무 바라보며

서울문묘와 성균관

아직 가을하고 이별하기 전인데, 헤어질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첫눈이 내렸다. 갑작스러운 첫눈이 야속하다. 엊그제만 해도 날이 이렇지 않았고 한창 무르익은 가을을 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험하게 살아서 그런 걸까. 자연도 몸살을 앓고 있다. 롤러코스터 같은 날씨를 따라가기 힘들다.






문득 가을이 떠나버린 자리에 서서 며칠 전 화창한 가을 오후의 기록을 더듬어 본다. 아들의 학교, 명륜동 성대에 들렀다가 은행나무 보고 온 날은 밖에서 한참 나무 멍하기에 지장이 없는 따사로운 날씨였다.


갑자기 돌변한 날씨에 놀라 떠나간 가을이 아쉬워서 지난주 찍어둔 사진 갤러리를 열었다.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해서 교육기관에 은행나무가 많은 것이라고 한다. 1398년(태조 7년)에 창건된 문묘 겸 성균관에 있는 은행나무는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들었다.


*문묘 : 유교를 집대성한 공자를 비롯한 여러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올리는 사당

*성균관: 고려의 국자감을 이어받은 조선 최고의 교육기관





명륜당 경내로 가기 전 문틈으로 빼꼼 들여다보았다.

신삼문에서 보이는 은행나무 우람하다.




문묘 은행나무

대성전 지붕보수 공사 중이라 2%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은행나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명륜당과 마주 보고 있는 대성전 좌우로 기숙사에 해당하는 동재와 서재가 있다.

들어갈 수 없어 까치발을 하고 담장 너머로 찍은 서재의 모습이다.



나는 가을을 보낸 적이 없는데도 가버렸다. 요 며칠 사이에.


옷을 한 겹 더 껴입고 목도리 두르고 밖으로 나서자. 이제 겨울을 맞이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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