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쓰지 말고 몸으로 하라는 말일 것이다. 생각에 생각을 보태 길을 내지 말고 직접 부딪혀보고 살아있는 지혜를 터득하라는 뜻일 것이다.
이 말의 강렬함에서 오는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실행력은 미흡하고 부족하다. 다만 내일 반성문을 쓰더라도 오늘 되새김질하자, 이러면 다시 해 볼 용기가 생긴다. 가혹한 잣대로 자신을 주저앉히지 말 것, 스스로 일으켜 세워 다시 걸어갈 것, 이것이 내 나름의 최선책이다.
쉬운 일이기도 하고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는 아이러니한 말.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는 말로 들리는 순간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든다. 쉬운 일인지 어려운 일인지 따지기 전에 일단 해보라는 말로도 들린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오는 그대로 맞아들이고, 가는 그대로 떠나보내는 것은 평생 해야 하는 일이고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만큼 비례해 자유로워지겠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루카 2,14)
2024년 성탄시기를 맞이하는 이때, <있는 그대로>는 어떻게 하면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를 누릴 수 있을지 묵상거리를 던져준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오는 그대로 맞아들이고, 가는 그대로 떠나보낼 수 있다면, 평화롭겠지.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은 이렇게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마음만 먹는 게 아니라 생각하고 마음먹는 대로 살아내려고 하겠지. 물처럼 바람처럼 살고 싶어도 막힘과 걸림이 있다면 그것조차도 그분께 맡겨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