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편안해지는 기술
‘네’라는 대답은 언제나 너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줘. 기회들을 놓치지 마,
어떤 모습으로 너에게 올지 모르니까 말이야!
-영화 Yes Man 중에서-
지난 금요일, 알고 지내던 지인 분께서 속초에 출장을 가는데 동행하자고 하셨다. 나 외에도 2 사람의 동행자가 있었다. 이 분과의 일에서 딱히 좋았던 결과가 없었다. 그리고 속초는 하루를 날려야 하는 먼 거리이기에 이 제안을 승낙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생각을 했다. 자칫 그냥 시간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들어 두면 공부라도 되겠지. 사람이라도 머 더 알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네, 그러시죠!”
잠시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답변했다. 아침부터 준비하자면 무지 바쁘겠다.
그날, 나는 엄청난 행운을 만났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프로젝트를 받게 되었고, 더더군다나 평소에 한 번 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걸로, 거기다 멈추어져 있던 해외 사업 관련하여서도 새로운 제안이 들어왔다. 신선한 회와 한적한 항구는 덤이었다.
‘역시 오길 잘했어!’
[네]라고 대답 한 번 잘했을 뿐인데…
‘네’라는 단어가 만들어 내는 마술
나는 자주 귀찮음에 시달리는 사람이다. 직업상 사교적인 성격이지만, 실상의 나는 모 소파의 TV광고처럼, 아무도 없는 집과 켜져 있는 TV 그리고 소파에 드러누워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점점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 되었다.
근데 요사이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초대를 웬만하면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시간을 그냥 편안히 즐겨보자라고 스스로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일종의 테스트이다, 영화 예스맨처럼 말이다. 삶이 가져다주는 이벤트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자, 의외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그 모임들 속에 늘 새로운 배움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긍정적 사고, 긍정적 태도의 이점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한다. 어쨌거나,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셋이 더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 일어나는 나쁜 일들 속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예쁘게 봐줄 수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늘 ‘긍정적’이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성자’가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향해 ‘네’라고 먼저 대답해 보면, 모든 상황이 훨씬 부드러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도 그런 경우가 몇 번 있다. 회의실에서 나의 의견에 사사건건 아니라고 말하는 꼰대 상사에게, 날 얕잡아 보는 상대에게 먼저 ‘네’라고 그의 말을 긍정해 준 후, 나의 의견을 피력했을 때 상대방이 보다 쉽게 나의 의견을 받아들이곤 했다. 설사 자신의 것과 상반되더라도 말이다.
우리 ‘인간’은 전혀 합리적인 존재들이 아니다. 반대로 모든 상황과 상대를 감정적으로 해석한다. 스스로 이성적이라고 믿고 있을 뿐. 그게 진실이다. 그래서 좋은 ‘소통’을 위해서는 ‘이해’와 ‘공감’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네’(Yes)는 내가 당신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무엇도 모르는 그 누군가의 말이 짜증 날 때, 저 잘난 척하는 태도가 나의 심기를 건드릴 때, 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거 같은 상황 속에서도 ‘Yes(네)’라고 먼저 말해보자. 순간 나를 비롯하여 주변의 모든 것이 부드럽게 흘러가지 시작한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편안한 삶을 위해 눈 한번 질끈 감고,
오늘도 ‘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