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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비 Sep 25. 2022

[6번째 월요일]
동안이신데 노안이시네요...?

‘이것만 해도 얼굴 노화 10년 막습니다!’ ‘20대처럼 보이는 40대의 반전’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동안의 조건’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동안’ 관련 광고들이다. 여자들에게는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것이, 남자들에게는 풍성한 머리카락이 외모상의 가장 큰 미덕인 것 같다. 유달리 그쪽 광고가 많이 보이는 것이 말이다.

‘훗, 내가 노안인 줄 어찌 알고…’

한편으론 투덜댄다. 도대체 40대가, 50대가 20대 30대처럼 보이면, 20대들은 10대처럼 보여야 하나…



요사이 업무상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 한 가지가 있다면, 우리들 대부분이 동안이 되었다는 것이다. 남녀 불문하고 말이다. 옛날보다 잘 먹고, 또 잘 꾸미고, 영양제와 운동 등으로 알아서 그때그때 관리까지 하고… 어쩌면 인스턴트식품을 너무 많이 먹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방부제도 내 몸 안에 차곡차곡 쌓였을 테니… 우리는 살아있는 체로 미라가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에 만난 무역하시는 남자분은, 나는 처음엔 30대인 줄 알았다. 그래서 조금은 편하게 농담도 가끔 하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는데, 알고 보니 40대였다. 문제는 이런 일이 몇 번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사람 얼굴 보고 함부로 추측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조심하게 되었다.


잠시 엄마가 내 나이었던 시절을 떠올린다. 확실히 40대의 우리 엄마는 완전히 아줌마였는데, 지금의 내 친구들을 둘러봐도 아무도 ‘그렇게’까지 아줌마로 보이지는 않는다. 요새는 누군가 40대라고 생각을 했다면 그 사람의 실제 나이는 50대일 가능성이 높고, 누군가 50대라고 생각했다면 실제 나이는 60대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우리는 외적으로는 건강하게 늙고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방부제의 힘이든, 관리의 힘이든 여전히 탄력을 유지하는 피부와는 달리 절대로 속일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눈’. 무역하시는 ‘동안’의 사업가분께서 폰으로 메일 내용을 확인할 때, 그의 눈에서 갑자기 갑자기 멀어지는 폰을 보았다. 그리고 눈이 가늘어졌다.


“얼굴은 동안이신데, 눈이 노안이시네요…?”

“김대표님은 아직 잘 보이세요?”

“…”


찰나, 결국 나이는 속일 수 없는 것인가를 생각하며, 궁금해졌다 정말 나를 관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요사이 폭탄과 같은 바디 쉐이프를 가지고 있지만 않다면, 우리의 대부분은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어린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눈’처럼 그리고 느려지는 ‘감각’들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시간을 속일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우리들의 피부보다 더욱 열심히 하루 종일 땡전 한 푼 받지 않고 일하는 기관들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 눈, 심장, 장, 허파 등 수많은 기관들이 쉬지 않고 일한다. 몸이란 피부만으로 이루어지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물론 그들을 위해 수많은 영양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중요성에 비해 단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조금은 소홀하게 대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조금 억지스럽지만 ‘어린 왕자’에서 여우도 말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다고.’ ㅋㅋㅋ 


60이 되고 70이 되어서는 어려 보이는 외모보다 밝은 눈이 그리고 튼튼한 이빨이 더 부러움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요는 진정으로 자신을 아낀다면, 한 가지 아름다움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난 벌써 ‘동안’ 얼굴보다 밝은 눈이 더 부럽다.


콜라겐도 열심히 먹고, 하지만 가끔씩 눈 운동도, 그리고 약간 숨이 가쁠 정도의 거친운동도 잊지 말자. 자신을 스스로 아끼고, 그리고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내 몸을 지탱하고 있는 하나하나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오늘도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보고, 손가락으로 타이핑을 치고, 좋은 커피 향기를 맡으며, 동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당신은 설사 '동안'이 아니더라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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