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시대의 유명한 선승이었던 조주에게는 늘 많은 방문자가 있었다. 그들은 늘 해결할 수 없는, 답을 찾을 수도 없는 질문들을 가지고 와서 조주에게 묻곤 하였다.
그럴 때마다 조주선사는 대답했다.
“차나 한잔 하시게”
*조주(趙州): 종심(從諗, 778~897) 선사는 중국 당나라 시대의 선승(禪僧)으로, 차를 선(禪)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스스로도 참선의 화두를 많이 만들어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끽다거’다.
빨간 월요일의 장점은 주말을 엄청나게 피곤하게 보내더라도 쉴 날이 남아 있다는 안도감이다. 이런 때는 왠지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도전하고 싶게 만든다.
이번 연휴엔 ‘등산’에 도전했다. 목적지는 불암산.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이름처럼 바위산이었다. 원래는 천보산이라는 이름이었으나, 바위에서 부처님이 나오신 후론 불암산이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었다고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난이도로 올라갈 땐 어째 어째 올라갔으나, 내려올 땐 살짝 다리가 풀리기도 하는 정도였다.
일 이야기, 사람 이야기, 사는 이야기 그리고 풍경 이야기, 많은 이야기 끝에 도달한 정상에서 마음속으로 들려오는 한마디.
‘차나 한잔 하고 가시게.’
우리가 하는 그 많은 이야기 속에 정답은 없었다.
그럼에도 이 하루가 전혀 헛되지 않았다는 느낌은 무엇일까?
이래서 가을엔 산에서 티타임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