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를 원하는 당신에게...
“ㅇㅇ씨, 예전에 좀 우울했었잖아요. 내 기억엔… 묻고 싶어서… 어떻게 나아졌어요?”
밥 먹다가 아주 오래된 나의 절친이 내게 던진 질문이었다.
뜬금없긴 했다. 오래전? 그래 한 10년 전쯤? 내가 우울했던 것은 같다.
이유는,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앓는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삶이 내가 원하는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은 탓이지.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
하늘은 언제나 나의 편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원하는 대로 일이 술술 풀려갈 때가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시련 앞에서 부러지는 법이다.
아주 작은 돌부리에도 걸려 넘어져도 크게 다친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래 우울했었다.
그리고 그 우울과 무력감, 좌절을 극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듯하다.
“아니, 내 동기 중 하나가, 요새 우울증이 온 거 같아요. 그런데, 병원까지 다니는 거 같더라고. 처음엔 상담만 받은 거 같은데, 이제 약까지 먹나 봐요. 잘 나아지지 않은 거 같아서… 그냥 ㅇㅇ씨는 어떻게 나아졌나 싶어서… 뭐, 친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렇군요, 흠……… 자기의 정체성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아요. 정체성을 바꿔야 함.”
“에? 잠깐만. 너무 말이 어려운데. 좀 쉽게 설명해 봐요.”
“자기를 바꿔야 한다고요. 우울함의 원인은 자기인데, 자기가 바뀌지 않는 한 어떻게 나아지겠어요?"
“우울함의 원인이 자기라고요?”
재밌는 건 그날 이런 류의 전화를 또 한통 받았다.
사업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나이 한참 어린 동생인데, 상당기간 동안 그녀도 자신이 만들어 놓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참 이렇게 남일을 보면 뻔히 보이는데, 왜 우리는 자신의 일에선 4차원적으로 볼 수도 냉철하게 생각할 수도 없는 걸까? 나는 같은 이야기를 했다.
“자기의 정체성이 바뀌지 않는 한 나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응? 그게 무슨 뜻이야. 너무 어렵잖아.”
나는 정신과 전문의도 아니고, 이런 류의 상담가도 아니며, 또한 나의 ‘우울’로 인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 본 적도 없다. 안정제나 마취제 등에 유달리 약하고 잘 취하는 탓에 감기약조차 멀리하는 나는 그 흔한 수면제나 수면유도제 처방도 받지 않는다. 이런 내가 ‘우울’과 그 극복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척 조심스럽다.
누군가는 나에게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러니하게 내가 죽을 수 없었던 이유는 갚아야 할 빚이 있었고, 그래… 부모님, 가족이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난 사람이 돈의 무게에 자살을 결심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주변에 나보다 더 큰 빚을 지고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고, 유튜버들 중에는 유달리 ‘10억’의 빚을 다 갚고 성공한 사람이 많지 않은가? ^^;;;
“아니, 내 친구는 이제 자기 애를 보면 내가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숨이 턱턱 막혀 오고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약의 양도 계속 늘려가는 거 같고 뭐…”
“ㅇㅇ씨 친구는 자기가 원하는 삶이 어떤 건지는 제대로 알고 있데요? 생각해 본 적은 있으려나…”
삶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 중 대부분이 자신이 바라는 변화가 정작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는 ‘돈’이 현 세상에서는 그래도 가장 프리미엄급의 해결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이건 돈으로도 해결할 수가 없다.
변화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하고 목적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이루어 낼 수 없다. 조금은 말장난 같지만, 지루함을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진정 즐겁게 살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고, 우울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행복한 ‘하루’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질병에 걸리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회피’가 아닌 ‘해결’에 목적을 두어야만 근원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해결보다는 종종 회피를 택한다. 훨씬 쉽기 때문이다. 빨리 문제가 없어지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