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나의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가끔씩 틀린 예감이기를 쓸데없는 걱정이기를 바라다.

by 갬성장인

우여곡절 끝에 3일간의 교육이 끝났다.

어울리는 듯하며 어울리지 못하는, 속해있는 듯하며, 속하지 못하는

3일간의 교육을 마치고, 4일 차 구미 현장 출근이었다.

빠듯한 일정으로 마음이 조급했다.

집으로 향하던 중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교육 잘 끝났어?”

“어, 방금 교육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당신 목소리가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애써 감추려 했던 그 무엇인가를 이미 눈치챈 듯했다.

3일간 이야기, 나의 불길한 예감을 이야기했다.

“당신이 아닌 것 같다면 지금 멈춰도 돼!

나한테 당신이 먼저야, 알지?“

“구미 현장 내려가서 결정하자, 혹시 다를 수 있잖아?”

“그래,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는 거다!”

“어, 그렇게 할게”


아내의 응원을 받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저녁 늦게 집에 도착하여 서둘러 잠자리로 든다.

내일 새벽같이 구미로 내려가야 하기에

작은 걱정마저 나에게 사치인 것 같았다.

1~2시간 잤을까, 이런저런 걱정으로 뒤척이니 알람이 울린다.

새벽 5시

9시까지 구미 현장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간단히 짐을 챙기고,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 오른다.


“아니다 싶으면 그만둬,

까짓것 회사가 거기밖에 없나, 우리 신랑이 얼마나 똑똑한데 호호“

“알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운전 조심하고 도착하면 전화해?”

“어”


2~3시간 정도 흘렀을까 구미 현장에 도착했다.

5분 정도 아내와 간단하게 통화하고 미리 안내받은 사무실로 향한다.

어색함을 애써 감추며, 노크를 해본다.

“예,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구미 현장으로 발령받은 김정우입니다.”

“안녕하세요, 차장님

오신다는 말씀 들었습니다.“


사무실은 별관 2층이었다.

아담한 사무실, 대략 10명 정도가 근무하는 듯했다.

자리를 안내받고 짐 정리를 시작했다.

“현장 소장님께서는 현장 점검 가셔서 곧 들어오실 거예요.”

“예, 감사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새 하나, 둘 사무실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나, 둘 인사를 나누며, 얼굴을 익혔다.

전 직장, 학교가 주된 화제였다.

그네들에게 전 직장, 학교가 더 중요한 듯 보였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혹시, 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

지금이라면 초면에 실례되는 질문이 아닐까요 웃으며 이야기하겠지만

당시의 나는 그러지 못했다.

“혹시, 곤란하시면 지역이라도”

“경남 진주에서 다녔습니다.”

“경남? 진주? 그런 곳도 있나요?”

순간 당황하여 벙어리가 되었다.

훗날 알게 되었지만 당시 나에게 학교를 물었던 이는 누구나 다 알만한

SKY 중 한 곳이었고,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이 전 직장이었다.


나의 노력과 실력으로 입사했다 생각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사방이 꽉 막힌 것 같고 알 수 없는 답답함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서히 잠식되어 가는 것만 같았다.

‘그래, 여기는 대기업이고, 그네들에게 나는 보잘것없는 중소기업, 지방대

출신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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