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오늘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김영인과장은 간략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연수원으로 떠났다.
계획일정에 비하여 한참이나 지연되어 있던 공사일정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준공까지 남은 기간은 단 열흘.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열흘이라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지도
잠자코 앉아 있을 수 없어 공사관계자를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준공까지 우리에게 열흘의 시간이 있습니다.
기한 내 준공이 가능할지 여러분께 여쭈겠습니다.“
주뼛거리며, 현장 관리를 총괄하는 선임담당자가 이야기한다.
“현재로서는 준공기한을 맞추는 것은 무리입니다.
저희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무리다, 대책이 없다는 말씀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날씨 문제로 야외 작업이 취소된 경우가 많았고,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진행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모두 모이시라 말씀드린 건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입니다.
준공일정은 맞추지 못하더라도 지연 기간은 최소화하였으면 합니다.“
이제야, 공사 진행 중 어려웠던 점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아침 일찍 시작한 회의는 끼니도 잊은 채 오후까지 이어졌다.
“인건비 부담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일정 준수를 위하여 연장 근무 하겠습니다.
필요시 야간이나 철야근무가 발생될 수 있으니 내부 협의 부탁드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준공일정 준수는 상호 간의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필요하다 생각되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일어서니 시곗바늘은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날부터 상상할 수 없는 강행군이 시작되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때로는 자정까지 현장 작업이 이어졌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을 때면 비를 피할 수 있는 천막을 치고 작업을 이어갔다.
나는 항상 현장을 지켰고, 사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현장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진행 과정 중 발생되는 문제는 나에게 즉시 공유되었고, 공유 즉시 협의하였다.
고민할 시간조차 나에게 아니 우리에게 사치였다.
누군가 나에게 이야기했다.
“김정우차장, 지금 쓸데없는 짓 하는 거야
기한 내 준공된다 하더라도 공은 김영인과장에게 가게 될 거야
여기 구조가 그래, 여기 구조가“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지, 아니 그러겠지
현장 소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항상 좋은 일은 김과장의 공으로 돌렸으니
지금의 나로서도 당시 왜 그렇게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혹시 나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라면 막연한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