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같은 아내의 제안에 난생처음 보게 된 점(占)

가끔씩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희망이 생겨나기도 한다.

by 갬성장인

아내의 뚱딴지같은 제안에 못 이기는 척 점(占)이란 것을 보기로 했다.

예약을 하고, 날짜를 기다렸다.

난생처음이라 약간 설렌다.

TV에서 보는 형형색색의 옷을 일고 무서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그런 곳일까?

며칠 남겨두고 짐짓 궁금해졌다.


예약 한 당일 아침이 되었다.

“당신 가고 싶지 않으면 지금 이야기해, 괜찮아!”

“아니야, 어떤 곳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허허”

“그래, 속는 셈 치고 가보자!”


2시간 남짓 달렸을까

아내가 예약해 두었던 신당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내가 먼저 들어가서 당신 생일이랑 태어난 시 이야기할게,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던데“

“차에서 기다릴게”

아내와 간단한 대화를 마치고, 눈을 감았다.


5분 여가 지났을까,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당신이 와야 한다는데 어떡하지?”

“괜찮아, 갈게”

짤막한 대화를 마치고 신당으로 들어섰다.


신당이라는 곳에 들어서니 일반 주택 같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김정우님?”

“예, 맞습니다.”

“이리로 들어가시면 돼요.”

“예, 감사합니다.”

가볍게 노크를 하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내와 한복을 입고 앉아있는 이가 있었다.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시겠지만 편안하게 생각하시면 돼요.”

가벼운 대화부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어려움과 준비하고 있는 시험 등

“지금까지의 겪은 어려움이 아홉수라 보시면 돼요.”

“올해 제가 서른여덟인데”

“일찍 겪으셨다 생각하세요.

직장은 전 직장처럼 대기업은 아니지만 건실한 곳에서 함께 하실 수

있을 것 같고,

준비하는 시험은 당장은 아니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말이 끝나자마자 아내가 급히 이야기를 이어간다.

“경제적인 문제는 없나요? 저희가 살아가면서”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풍요하지는 못했어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두 분이 성실하셔서 어렵게 지내시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단, 큰 행운은 없는 듯 보이니 지금처럼 큰 욕심 없이 지내시면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정말 말씀이 없으시네요.

살아가며 아마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닐까 해요.

그런데 고비, 고비마다 슬기롭게 이겨내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아내가 서둘러 말을 이어받는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정말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제 나아지려나 했는데

자신감을 너무 잃어버려서요.“

“애쓰시는 모습들이 보여서 마음이 짠했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앞으로 차츰차츰 나아질테니까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내가 연신 감사인사를 이어간다.


나와 아내에게 필요한 한마디는 차츰차츰 나아질 테니까요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그 한마디가 필요해 아침 일찍 달려오지 않았을까 싶다.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필요한 우리였을지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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