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이튿날 아침은 여느 때와 달랐다.
누군가에게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듯했다. 어디가 딱히 아프다 하기도 그렇고, 아프지 않다 하기도 그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묘하면서도 기분 나빴다.
'그래, 병원부터 다녀오자!‘
묘한 기분을 간직한 채 근처 정형외과로 향했다.
"어떻게 오셨어요?" "예, 어제 교통사고가 나서요."
"예, 가해자이신가요, 피해자이신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상대방 연락처 알려주세요?" "잘 모르겠습니다."
"예?" 황당하다는 듯이 접수창구의 간호사는 나를 쳐다보았다.
어제 너무 경황이 없어 아무것도 확인하지도,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럼, 보험회사에 연락하셔서 병원으로 전화 부탁한다고 말씀해 주세요."
참, 어리숙하다! ‘나’란 이는
보험회사에 연락을 하였다.
어제 사고접수를 해두었기에 확인이 가능하니 걱정할 필요 없으며, 확인하여 병원으로 연락할 테니 접수하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접수를 마치고 몇 가지 검사를 하였다. 요추염좌 말 그대로 허리를 삔 것이다. 며칠간의 물리치료를 받으면 큰 이상은 없을듯하다 했다.
다행이었다.
진료를 마치고 출근을 했다. 진호형가 몇몇 이들이 괜찮은지 물어왔다.
병원에 다녀왔고 허리를 삐었다 하니 당분간 물리치료를 받기 위하여 병원에 다녀야 한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을 것 같다 했다.
잠시 후 과장과 부장이 들어왔다.
과장이 다가오더니 어제는 미안하다 했다. 딱히 대꾸하고 싶지 않았지만, 간단히 알겠다 하고, 자리로 갔다.
자리로 돌아가 앉으니 허리가 뻐근하며 아파온다.
부장이 잠시 이야기하자 한다.
"어제 잠은 설치지 않았어?" "아파서 잠이 쉬 들지는 않았습니다."
"김정우 기사 지금 그만두면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아깝지 않아? 갈 곳은 정했나?"
"아니요"
"그럼, 당분간 오전 근무만 하면서 병원 다니고, 좀 쉬어, 아무래도 그간 열심히 해왔는데 우리가 무심한 것도 있었고, 그렇게 하지"
"예"
"그래, 오늘은 정리하고 들어가"
"예"
5분여의 대화가 오고 갔을까, 딱히 갈 곳이 정해지지도 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걱정하던 차에 당분간 그리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의 나는 그들의 가스라이팅(?) 때문이었는지, 자존감이 무너져 있어서인지 뭔가 한, 두 가지씩 빠뜨리는 듯 결정했다.
훗날, 이들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