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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욕

다른 강아지가 됐다.

by 가을해 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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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가 우리 집에 온 지 2개월이 넘어갈 무렵이었다.

우리는 가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렸고, 시간이 흐른 뒤 첫 목욕을 진행했다.


엄마는 어렸을 때의 나를 씻겼던 것처럼 가을이를 아주 박박 씻겼다. 가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던 나는 씻김 당하는 가을이를 보며 옛 기억이 떠올랐고, 안쓰러운 마음에 엄마에게 적당히 씻기자고 했지만 내 말은 가볍게 무시당했다.


생각보다 가을이의 저항은 했기에, 덕분에 10분도 안 돼서 목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물기를 털고 나니 맙소사. 완전 다른 강아지가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덕분에 나는 한참을 웃으며 털을 말렸다. 가을이의 원망 가득한 눈빛과 함께 말이다.


요즘 가을이는 SNS의 여느 강아지처럼 목욕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도망가기 일쑤다. 나는 그런 가을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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