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리지 마
며칠 전 일이었다.
가을이와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미용실로 향하는 엄마를 만났다. 엄마를 발견한 가을이는 곧바로 엄마에게 달려가 꼬리를 흔들었다. 쓰다듬기를 몇 번, 엄마는 다시금 미용실로 발길을 돌렸다.
“끼잉”
가을이는 자신을 뒤로한 채 멀어지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엄마가 사라진 방향으로 뛰어가려 애썼다. 나는 그런 가을이를 잡았고, 가을이는 슬픔이 담긴 짧은 울음을 비췄다.
“괜찮아. 엄마 곧 오실 거야.”
아무리 간식으로 회유를 해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 가을이를 향해 짧은 위로를 건넸다. 그렇게 우린 5분을 넘게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그 이후, 가을이를 홀로 집에 두고 외출하게 될 때면 엄마가 사라진 그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가을이의 눈빛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