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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나에게 '툭'

by 가을해 Mar 07. 2025

가을이가 우리에게 오던 날, 아이는 홀로 오지 않았다.

전주인은 가을이가 평소에 좋아했다던 장난감을 함께 보냈는데,

희한하게도 가을이는 장난감을 깨물 뿐, 내가 그것을 던져주면 그저 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내가 공놀이는 강아지들의 보편적인 놀이 방법 중에 하나로 알고 있는데, 어째서 아이는 놀이를 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그래도 이제는 꽤 유대감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부족한 것일까? 큰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나에겐 모든 것이 흔들 다리 같았다.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그러나 이 감정은 이내 황당으로 바뀌었다.


세상에 태어난 지 1년이 넘은 강아지가 공놀이를 잘 모를 수 있는 건가. 아니 모를 수 있다고 쳐도, 이렇게까지 노는 방법을 몰라도 되는 건가.


이때부터 나는 가을이의 장난감을 쥐고 복도 끝을 향해 몇 번이고 던졌다.

집안을 까치발로 사뿐히 뛰어다니며 가을이를 아깝게 놓친 척 연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 작업을 위해 방 안 책상에 앉아 타이핑을 하던 나에게 가을이가 차박차박 특유의 발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그리고는


"툭"


장미 인형을 내 발 밑에 두었다.


그런데 내가 기쁜 마음에 그 장난감을 주우려던 찰나.. 가을이가 그 장난감을 들고 달아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나 잡아봐라'하며 달아가는 가을이의 뒷모습을 보며, 기쁨의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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