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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수술하다

by 가을해 Mar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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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살이 넘은 가을이는 아직 중성화가 안된 강아지였다.


그 당시 나는 고민이 많았다.


누군가는 과도한 고민이라 치부할 수 있지만, 한 생명의 성을 빼앗는 일이기에 나에게 있어서는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후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중성화하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생식기를 제거한다고 해서 모든 병이 예방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중성화 이후 강아지가 감당해야 할 호르몬 변화를 내가 함께 감당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나를 가장 괴롭게 했다.


하지만 곧 가을이가 발정기가 시작되는 시기였기에, 우리는 빠른 판단을 내려야만 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가을이의 중성화 수술을 결심했다. 이유는 가을이에게 생길 수 있는 병의 종류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다. 어디 가는 줄 모르는 채 해맑게 웃던 가을이의 모습이. 지금은 시간이 조금 흘러 가을이가 중성화 한 강아지라는 걸 가끔 까먹고는 하지만, 그때는 정말.. 정말 마음이 아팠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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