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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용

이게 누구야!

by 가을해

가을이의 중성화 수술 이후, 우리 가족은 무탈히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어머니의 한 마디가 우리의 마음속에 콕 박혔다.


“가을이 털 너무 지저분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가을이의 털 길이가 어머니의 이 말 한마디 때문에 가을이가 불편할까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가을이의 미용을 위해 집 주변에 있는 강아지 미용실을 전부 서치 했다. 가을이는 아닐지라도 우리에게는 첫 미용이었기에, 예쁘게 단장시켜주고 싶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강아지 미용.. 금액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7만 원이라니..”


우리 집 남자들의 미용 금액보다 더한 금액이었다.


그래도 가을이를 위한 금액이니, 나는 주저 없이 가을이를 맡겼다. 나를 두고 어디 가냐는 눈빛을 가득 보내는 가을이를 뒤로한 채 말이다.


그렇게 2시간 30분이 흘렀고 내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가을이 미용 끝났어요~ 데리러 오세요”


“네!”


일이 도무지 잡히지 않았던 나는 전화를 받자마자 냉큼 미용실로 향했다. 그리고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통해 나오는 가을이를 맞이했다.


“악!! 너무 귀여워!!”


미용실이 내 감탄사로 울려 퍼졌다. 참을 수 없는 귀여움에 내 목소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다행히 카운터에 계시던 분도 함께 비명을 질러주셨다.


집에 돌아온 가을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도착하자마자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아버지는 가을이의 모습을 보자마자 호탕하게 웃으셨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처음이었던 나도 웃었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본 가을이도 아주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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