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침대 한쪽이 흥건할 정도로
피를 쏟아냈다.
그날 새벽, 아빠 등에 업힌 채
응급실로 달려갔다.
과거에 1년 동안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을 때,
하루하루 매 순간이 위기였다.
‘사람이 어떻게 1분 1초 연속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지?’,
‘이렇게 고통받을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더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티기 힘들 만큼 미친 듯이 아플 땐
'저 오래 안 살아도 되니까
하늘나라로 빨리 데려가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극심한 고통 앞에서는 죽음조차
두렵지 않다는 걸 그때 알았다.
먹는 즐거움보다 아픔의 고통이
더 크다는 걸 온몸으로 경험했다.
그 뒤로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삶을 산다.
건강을 위해서
제일 먼저 바꿔야 하는 건
식습관이다.
음식을 절제하다 보니
치킨, 라면, 삼겹살, 커피를 끊은 지도
어느덧 9년째다.
식습관을 바꾸기 시작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살기 위해서.
그래야 오늘 하루를
큰 문제 없이 무사히 보냈다.
처음엔 음식을 절제하는 과정이
괴로웠다.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소파에 누워 TV 예능 [윤식당2]를 보다가
울었다.
방송에 나온 닭강정과 호떡을
먹고 싶어서.
하지만 3년이 지나니 내 습관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식습관을 평생 지키기로 다짐했다.
절제하는 괴로움보다
절제 후 얻는 만족감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먹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과거에는 음식을 함부로 먹었다.
먹은 음식이 내 몸 안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한 번도 의식하지 않았다.
건강을 크게 잃고 나서야
‘식습관’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음식은 생명을 지키는 기본이다.
‘먹는 것이 곧 나다.’
무엇을 먹느냐는 건강뿐 아니라
인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운명은 음식에 달렸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책<최강의 식사>을 쓴 데이브 아스프리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자신이 먹은 음식이
정신적, 신체적 효율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과장처럼 들리겠지만 당신이 먹은 음식은
몸무게뿐만 아니라 아이큐, 스트레스 수준,
질병에 걸릴 위험, 신체 기능, 노화,
나아가 의지력의 기초가 된다.
당신이 먹은 음식은 곧 당신이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 상태뿐 아니라
마음 상태도 편안해진다는 걸 느꼈다.
이제는 확신한다.
내가 먹은 음식은 언젠가 반드시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우리 몸에는 약 60조 개 세포가 있다.
내 입을 통해 들어간 음식은
소화‧흡수 과정을 거쳐,
수많은 세포에 영향을 준다.
건강만큼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잃어버린 건강을 다시 예전처럼
되돌리는 데 드는 노력은
건강할 때 관리하는 노력보다
만 배는 더 힘들다.
나 역시 한 번 무너진 건강과 체력을
회복하기까지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렸다.
수없이 좌절하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건강을 지켜야 모든 걸 지킨다.
우리는 죽음의 문턱에서야 깨닫는다.
사소해 보였던 것들이 가장 소중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