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유리잔에 물이 가득 차 찰랑거립니다. 햇살을 받은 투명함은 세상 아름답습니다. 나는 한입 마시고는 그것이 비어 가는 것을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생각했습니다. 한입 마시면 그 이상 채워두기로. 가득 차고 넘치는 물방울은 투명한 유리몸을 따라서 눈부신 빛으로 흐릅니다. 사랑이란 건 그런 것 같습니다. 받은 것 이상으로 항상 채워둬야 합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가득 채워진 잔을 받습니다. 채우지 않고 마시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바닥을 보게 됩니다. 바닥을 보았다면 이미 늦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이 변했다고들 말합니다. 사랑은 변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서서히 줄어든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조금이라도 사랑을 받았다고 느꼈다면, 의도를 가지고 그 이상으로 채워줘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마음이 아니라 지금 꼭 해야 한다는 인위적인 방향성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한번 바닥을 보인 유리잔을 다시금 채우기에는 스스로의 감정이 버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잔을 채울 시간은 언제나 가득 차있을 때 시작해야 합니다.
사랑을 잔뜩 받아서 그것으로 넘치는 사람은 반짝이는 유리를 따라 흐르는 투명한 빛처럼 나를 설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