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싫고 겨울이 좋다고 했습니다
내 손이 너무 따뜻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문자는 싫고 통화가 좋다고 했습니다
내 목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산은 싫고 바다가 좋다고 했습니다
어릴 때 기억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사탕은 싫고 젤리가 좋다고 했습니다
곰돌이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닐까 했습니다
치마보다는 바지가 편하다고 했습니다
만나는 시간이 쌓일수록 편해지는 거 같았습니다
비 오는 날보다는 맑은 날이 좋다고 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유난히 우울해했습니다
돼지고기는 먹으면 소화를 잘 못 시켰습니다
항상 가방에 소화제를 지니고 다녀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많이 좋다고 했습니다
내가 모든 걸 맞춰준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언제나 참아준다 믿었습니다
너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자신했습니다
나는 항상 최선을 다했다 믿어왔습니다
오늘처럼 문뜩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세상에 일방적인 건 없다는 사실을요
상대방도 많은 걸 맞춰주고 있었습니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