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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과 벌

by 가현달

봄이 오기 전에

꽃을 꺾어 내어


꿀벌이 앉기 전에

그 바람을 죽이고


나방의 날갯짓에

경비벌은 모여들어

잠시 집을 비운사이


그 좁은 벌집에

혼돈이 입했다


밀려드는 일벌들은

좁디좁은 길목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고 여기저기

치어서


마치 그 길목은

지옥과 같았다


나방의 날갯짓에

혼돈이 왔다


지금도 그 혼돈에는

나방도 살고

벌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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