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을에 태어나
붉은 멍자국이 가을마다 빛난다
그해 가을은
얼마나 여름만큼 뜨거웠는지
얼마나 낙엽 빛이 더러웠는지
얼마나 많은 이름의 태풍이 할퀴고 지나갔는지
얼마나를 말하는 사람들 속에
나는
태어나면 안되는 사람이었을까
생일이 다가오면
달력에 그만한 구멍을 내어
그날만 도려내 본다
그냥 지나가길 바라며
나이를 먹을수록
도려낸 숫자는
나를 확인하려는 열쇠가 되었고
문을 열고 나설 때마다
나를 묻는 질문이 되었다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하게
기억해야 하는 날이 되었다
가을에 태어난 아이
가을이 싫은 아이
하지만, 눈 시리도록
제일 예쁜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