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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림 Apr 21. 2022

잔소리가 필요해요

쓴소리하는 선생님 어떠세요?


 미우나 고우나 자식새끼는 포기할 수 없다


 저희 어머님이 저를 보시면서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저도 이제야 조금 마음으로 와닿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나 하나도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내려놓자고 해도 내려놓을 수가 없어서 잔소리 하나 더하는 마음이 부모의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부모님도 아이는 처음 양육하다 보니 실수를 많이 할 수밖에 없죠. 아이와 함께하는 삶은 처음인데 너무 당연하잖아요.


 내가 언제 아이를 씻겨봤으며, 언제 재워봤으며, 언제 밥을 먹이고 키워서 치다꺼리를 했는지요. 지금까지 나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마음에 턱 하니 아이를 담으려니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심란하다가도 아이가 한 발 한 발 걸음마를 떼어가는 과정을 보면 참 경이롭습니다. 내가 아빠이고, 엄마일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죠. 하지만 성장한 아이의 모습에서 나의 부족한 면이 보일 때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들로 괴롭습니다. 이것만큼은 안 닮았으면 좋겠는데, 왜 이런 것까지 똑같을까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나보다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쓴소리 하는 이유는 결국 하나인 것 같습니다. 내 아이가 나보다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당장 듣기 싫은 이야기일 테지만 입을 떼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덜 돌아가고, 덜 고생했으면 좋겠단 조급한 마음 때문일 거예요.


 저 역시 동일한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잔소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미술 교육 코스를 거쳤지만 아이들에게 그 과정을 마냥 추천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간 제가 미술 교육계에서 겪은 경험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건강한 교육을 받진 못했거든요. 그래서 인연을 맺은 학생들에게만큼은 현실적인 조언들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행복한 미술 교육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20살 얼떨결에 미술 선생님이 되었을 때, 저는 가르칠 준비가 안되어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라고 잘 따랐지만 실제로 그 역할을 해내기까지 실수도 많이 하고 누가 봐도 어설펐던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는 초보 선생님입니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을 대할 때 변하지 않은 진심이 있습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나보다 더 좋은 미술 교육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림 그리는 순간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미술에 문외한이셨기 때문에 자식인 제가 미술 전공하게 되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학원에서 해야 한다고 하면 다 시켜주셨고, 예고에서 해야 한다고 하면 혹시나 뒤처질까 봐 어려워도 지원해 주셨습니다. 그때는 이 모든 일들이 너무 당연하다 생각했었지만,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난 뒤에는 쉽지 않았을 일이라는 것을 가슴 시리게 느꼈습니다.


  지난날 누군가 미술 교육에 대한 인사이트를 조금이라도 주었더라면, 부모님도 저도 덜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하는 노력들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는 오늘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그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미 있다 느끼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동일합니다. 혹여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 저희 부모님과 같은 분들도 계실 수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미술 교육이 옳고 틀리다 정의 내릴 순 없지만, 최소한 아이들의 미래에 도움이 될만한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도 그런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수업 준비를 하고 아이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술 교육을 할 수 있는 브랜드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할지는 모르겠으나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교육 현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왕이면 많은 학생들이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부모님들이 집에서 쉽게 가르쳐주실 수 있을만한 미술 교습 방안들을 올려드리려고 합니다. 참고하셔서 하나씩 해보신다면 아이들이 보다 더 즐겁게 그림을 접하면서도,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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