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보의 센 척을 타투로
부모님은 '착하고 바르게 단정히 평범하게'를 원했다. 착바단평? 그렇게 재미없게 살아와서 나의 색은 무채색으로 단정 짓겠다. 항상 '이건 하면 안 돼'라는 말을 들어와서 그런지 내게 지나칠 정도로 엄격했다. 누군가 내게 '넌 어떤 사람이야?' 했을 때 당당히 세 가지 정도는 나를 표현할 개성의 단어를 가지고 싶었다. 착바단평 말고.
변한 시대에도 타투는 대중적이진 않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내 결정이 없으면 쉽게 하지 못할 타투를 하고 싶었다. 요새 타투는 예전보다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래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영원히 새기고 싶은 도안이 있을 때 마음 크게 먹고 타투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특성상 타투의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나를 판가름할까 봐 마음 한구석에만 두고 있었다. 나는 또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었다.
퇴사를 하고 가장 처음 예약한 건 타투였다. 주변에서는 타투를 한다고 했을 때 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엥? 무슨 갑자기 타투야 너 후회해", "너랑 타투는 거리가 멀어."
예전과는 달리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지겹군,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나는 새기고 싶은 레터링 문구가 있어서 곧바로 왼쪽 팔 안쪽에 조그마한 레터링 타투를 새겼다.
라틴어로 'Aut viam inveniam aut faciam'
내가 길을 찾을 거야, 아님 만들어나갈 거야.
이 타투를 한 이유는 내가 내게 준 1년을 오로지 나의 길을 찾아 나선다는 확고한 의지다.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고 나아가는 것까지.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것, 남들이 무슨 말을 하든 말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우유부단한 왕쫄보였다. '아 두리뭉실한 애?'가 바로 나였다. 잘 웃어주고 재밌고 착한 애, 그래서 사람들에겐 평판은 좋았다. 내겐 백이 없다. 돈도 없다. 그래서 겸손해야 했다. 나의 인내는 가난이었을까? 강한 의지가 불타올랐다. 타투 한 번하고 나니 깊게 더 새기게 됐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할 생각을 하니 실패하고 싶지 않은 쫄보의 영원할 마음이었나 보다. 흔들리고 불안해도 내 의지로 나아가는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게 이번 연도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첫 번째 단계였다. 나를 깊이 알아갈 수 있는 강한 의지는 바로 이 타투부터 다지게 되었다. 내겐 뜻이 깊은 타투다. 내 몸에 타투를 새긴 이상 나 자신에게 거짓을 비칠 수 없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자 '죽음 1,2'을 읽고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릴 수 있을 만큼 이에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가브리엘 웰즈는 작가이고, 베르베르의 자전적인 요소가 담긴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누가 날 죽였는가? 두 번째로는 무엇에 이끌려 난 행동하는가? 세 번째로는 난 왜 태어났을까 라는 물음으로 죽음이 끝이 난다.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내용인 것 같았다. 죽기 전에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데 그냥저냥 보내고 있는 하루에 진심으로 현재를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를 버티면서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무런 계획 없이 무너져 내릴 때가 있다. 난 지금까지 죽음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내가 죽어서 어떻게 할지도, 죽음과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나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 돈과 명예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오늘 하루가 되어도 목표 없이 살아간다면 내 죽음 끝에 후회할 날이 분명 오지 않을까? 하루를 진실되게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