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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Dec 18. 2023

癸卯년 甲子월 두 번째 기록

[주간단남] 12월 2주차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3.12.11 (월)


(..)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원하여 동서양으로 갈린 것이 사주와 점성학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형태나 원리가 어딘지 닮았다고 느껴졌었는데 만일 정말 기원이 같다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의 최초 시작점은 언제나 미스터리다. 유인원과 같은 수준의 동물의 형태에 머물던 인류가 어느샌가 도구와 문자와 언어까지 사용하여 하나의 문명과 사회를 이루게 되는 '퀀텀 점프'를 할 수 있게 만든 일대의 사건이 있지 않았을까.

단순히 고기를 먹고 화식을 하면서 영양의 흡수 효율이 증가하여 뇌가 커졌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기적이거나 비약이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도무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다. 신비롭고도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영역이.

(..)

내가 내어놓는 것만큼 내가 다시 되돌려 받는다. 형태와 시점은 달라질지 몰라도. 우주 작동 원리 중 하나라는 이것은 물리학에서는 작용과 반작용이라고 불린다. 얻길 바라는 게 있다면 내가 먼저 세상에 그만한 가치를 내어놓아야 한다. 간단한 이치이나, 어렵다. 인간은 주기보다 받기만을 더 원하기 때문이다. 

(..)

모든 성취는 '동물'로서의 인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인류가 이룬다. 그 둘을 가르는 지점 중 하나는 자신의 본능에만 끌려다니는 삶을 사느냐, 그것을 끌고 원하는 쪽으로 이끌 줄 아는 삶을 사느냐에 달렸다.  



23.12.13 (수)


(..)

이것은 감각의 영역이다.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를 머릿속에서 어떻게든 찾아 후첨하는 것이 이성의 작용이다. 선택은 감정이, 합리화는 이성이 한다. 그게 우리가 분석적 사고를 했다고 착각한 대부분의 선택 작용에 담긴 숨은 원리(!)다.

(..)

상담에 지나치게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이따금씩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착각하면 안 되는 게 하나 있다. 사주든 타로든 내 개인적으로는 진리에 다가가는 하나의 도구이자 보조 수단이라지만, 남들에겐 그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중요도가 낮은 재밋거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나친 책임감과 그에 따른 우려는 자의식 과잉이며, 도구를 도구로 보지 못하고 숭배의 대상으로 보는 상태에 이르러 버린 것은 아닌가 자문해야 한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아울러 지식의 저주를 경계해야 한다. 앎은 행함에서 나온다. 행함은 사고력을 발휘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생각이야말로 주체성의 발로다. 의식적인 행위와 그에 수반되는 의식적인 사고가 곧 깨어있음이요, 깨어있음이야말로 진리의 향이 나는 쪽으로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겨가는 구도자의 태도에 가장 걸맞은 모습이다.




23.12.15 (금)


(..)

좋아 보이면 일단 취하자. 벤치마킹을 소극적으로 하지 말자. 일단 가져오되 맹목적으로 하지만 말자. 내가 뭔가를 취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양지한 상태에서 그것을 취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건강한 마인드다. 반면, 그것이 왜 좋고 왜 나에게 필요한지 묻는 과정이 결여된 채 그저 남들이 하니까 그것이 공식인가 보다 하며 따라 하는 것은 어리석다.

(..)

큰 방향성은 내 안에서 나온다. 그러나 내 안에 울림을 주거나 기존의 울림을 더 증폭시켜주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은 외부에 존재한다. 그런 요소들을 편하게 즐기되 너무 천착할 필요는 없다.

(..)

겨울은 모두에게 가혹하다. 가혹한 게 당연하다. 혹독한 환경은 생명체들로 하여금 들어가 쉬라는 대지의 계시다. 퇴근 후 저녁엔 쉬는 게 마땅하듯 겨울에는 쉬어가면서 봄을 준비하는 게 생명체로서의 마땅한 도리 아닐까. 요맘때면 꼭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

요즘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이 늦어졌다. '다시 조금씩 앞당겨야지' 하고 혼잣말을 되뇌다가 이내 '왜?'하고 묻는다. '그냥 그게 좋은 거라고 하니까'라는 결코 이유가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나 자신이 '그게 정말 좋더라!'라고 느껴야 비로소 이유가 될 수 있다. 




23.12.17 (일)


(..)

오늘 조언의 괘로는 풍수환 괘가 나왔다. 활쏘기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겸허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내 리듬과 호흡을 잃지 않으면서 유지하는 것을 명심하자. 그것이 내가 취하고자 하는 유일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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