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것을 잊고 살아갈 뿐
어제 나의 멋진 나의 친구들과 줌으로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삶에서 필요나 의무가 아니라 재미와 의미를 좇으며 사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떠오른 이미지를 그려봤다.
발군의 그림 실력이 아닌지라 머릿속 이미지를 그대로 나타내기는 다소 무리가 있었으나,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우리 모두는 나면서부터 사실은 저마다의 날개를 지니고 태어났다는 것. 그 날개를 펼쳐 하늘 위를 자유롭게 유영하며 살았다는 것. 그러다 이따금씩 땅에 내려와 다시 하늘 위를 날아갈 힘을 얻기도, 땅에서 도약하는 힘을 추진력 삼아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그러나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사는 안정감에 너무 취한 나머지, 안정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그것은 이내 집착이 되고 의무가 되고 상식이 되었다고. 땅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빛나던 날개는 힘을 잃고 산산이 부서지고 녹아 없어져 갔다는 것이다.
날개는 순수함이요, 저마다 지닌 고유의 개성이요,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호기심과 열정이며 높은 이상이다. 우린 모두 한 때 그런 날개를 품고 하늘을 누비던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땅 위에 오래 머물며 자신이 한 때 날개를 지닌 존재였다는 사실을 망각한 대지의 사람들은 여전히 날개를 지닌 사람들을 현실감각이 없다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한다고, 어딘가 붕 떠 있다고 나무란다. 그 나무람 이면에는 자신도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날개에 대한 열망이 숨어있음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누구나가 삶을 유영하며 살 수 있길 바란다. 날개는 결코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가슴속 씨앗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 존재한다. 각자가, 그리고 서로가 날개의 회복을 격려하고 자극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공동체, 또는 더 나아가 그런 세상이 올 수 있길 바란다.
나는 계속해서 날개를 품은 자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더 높이 자유롭게 비상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아직은 조그마한 내 작은 날개를 계속해서 키워나가는 것이 그 방법의 시작 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