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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Dec 18. 2017

내 글이 나를 위로할 때

# 글쓰기는 결국 나를 위해 하는 것임을 깨닫다


분주하게 살았다.
분주함에 나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느릿느릿 천천히 살아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삶은 생각대로 살아가지 않으므로 분주함 속으로 자꾸만 매몰되어가는 일상, 그것이 삶의 치열함이라고 위로하며 살았다.


그러나 시간은 너무 빨랐다.


잠시 머물렀다가는 그림자처럼, 그렇게 붙잡아둘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은 속절없이 나의 삶을 잠식했다.

10년의 세월을 돌아보았다.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돌아보니 겨우 10년이다. 

앞으로의 10년도 이렇게 지나갈 것이라 생각하니 삶이 뭐 별거인가 싶다.


별것 아닌 삶이므로 제대로 살아야지!


연말, 또 한 살의 나이를 먹는다는 것과 이룬 것들과 이뤄야 할 것들 사이에서 삶이 슬퍼졌다.

사는 게 뭔가 싶고,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회의를 이겨보려고 책꽂이에 꽂힌 책들을 전전했다. 그러나 내 마음을 온전히 읽고 그에 따른 처방을 해주는 글을 만나지 못했다.

그때,

누군가 내가 썼던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 글이 무엇일까?


백일홍

https://brunch.co.kr/@gangbaram/27

그랬다.

거기에 나를 위로해 주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들어있었다.

결국, 그 말은 나에게 했던 말이었음을 알았다. 

이 글을 읽고 다시 힘을 내면서, 나에게 감사했고, 그 당시의 나에게 또 감사했다.

내 글이 나를 위로할 때, 허투루 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과 또 누군가 위로를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의 글쓰기를 사랑하게 된다.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자는 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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