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N

교만에 대하여 (On Pride)

잠언이 전하는 교만의 최후

by 김민수

교만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를 과대평가하고 타인을 과소평가하는 태도’다.
자기 자신을 과도하게 믿고 타인을 하찮게 여기는 데서 비롯되며,

종종 자신감이나 자존감과 혼동되기도 한다.


그러나 교만은 ‘스스로를 높이는 태도’에 뿌리를 두며, 그 근거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내면에서 비롯된 건강한 자존감은 타인을 포용하게 하지만,

교만은 남을 깎아내리고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게 적대감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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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유능함과 자기 표현을 미덕으로 여긴다.

하지만 거기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 당당함은 곧 교만으로 변질된다.

더욱이 교만은 겸손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드러나기 어렵고,

교만한 사람은 자신이 교만하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교만의 가장 큰 함정이다.


성경 『잠언』에는 교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 16:18)


이는 단순한 종교적 경고가 아니라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다.

교만한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균형을 잃고 점점 고립된다.

결국 자신이 만든 벽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다.


“자기의 마음을 믿는 자는 미련한 자요, 지혜롭게 행하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잠 28:26)


교만한 자는 자신의 판단을 절대시하며, 타인의 조언은 시기나 방해로 받아들인다.

그는 확신의 탑 위에 올라 있지만, 그 탑은 바람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다툼에는 교만이 따르거니와, 권면을 듣는 자에게는 지혜가 있느니라.” (잠 13:10)


교만은 협력보다는 갈등을, 존중보다는 경쟁을 부른다.

긴장 속에 관계는 소진되고, 결국 외로움만이 남는다.

무엇보다 교만은 성장의 가능성을 가로막는다.
배움은 틀릴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시작되지만, 교만은 그 가능성을 부정한다.

확신이 강할수록 의심은 줄고, 의심이 줄수록 탐색은 멈춘다.

스스로 가득 찼다고 여기는 그릇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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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은 자신을 제대로 아는 데서 비롯된다.
자신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도 분별하고,

끊임없이 배우는 용기와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교만의 반대편에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잠언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교만하면 낮아지게 되겠고,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으리라.” (잠 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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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은 자기 그림자를 외면한 결과이며, 겸손은 그 그림자와 함께 걷는 자세다.


교만은 자신을 속이게 만들고, 겸손은 자신과 화해하게 만든다.

삶의 균형은 교만과 겸손 사이의 조화에서 비롯된다.

자주 성찰하고, 말하기보다 귀를 열며,

지식이 아닌 지혜를 구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겸손하면서도 단단한 사람이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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