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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다로 Jul 11. 2024

조지워싱턴의 고별사와 그가 남긴유산

역사적 거인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1796년 9월17일. 미국현지신문에는 영웅적 면모를 갖춘 지도자의 작별인사가 담겼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조지워싱턴의 '미합중국민들에게 드리는 연설'이 그것입니다. 간단히 줄여서 워싱턴의 고별사라고도 부릅니다.

영문에 조예가 깊지않더라도 첫 문장은 해석하는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겁니다.

'벗들과 동료 시민들에게(Friends and fellow citizens)'로 시작하는 조지 워싱턴의 고별 연설사는 총 7600여개가 넘는 단어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읽는데에 30분이상 걸리는 꽤나 긴 장문이죠.

걸출한 인물이 남긴 연설문을 몇 문장으로 요약하기는 난망합니다만, 그 안에서 핵심적인 것 하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추려낼 수도 있을것입니다.

범속한 제가 그 중, 조약돌 고르는 마음으로  선택한 핵심은 이러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 흐름 안에는, 반드시 인간이 지닌 선의가 존중되어야하고 공적인 사안에 대한 도덕성이 담보되어야 할것을 당부합니다'

미국의 상원의원들은 특정한 날을 정해 여야할것없이 이 '고별사'를 번갈아 낭독하게 되어있습니다. 미국 초대 대통령의 이름은 조지워싱턴이라고 간단히 기억될뿐이지만, 미국 정치의 핵심 자산 총체는 고별사라는 이름 아래로 여전히 흐르고 있는것이죠.

조지워싱턴은 독립혁명군의 총사령관으로서, 미국을 독립시키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직위가 정확히 어떤것인지 아직 세간의 사람들에게는 낯설던 시기였습니다. 국가적 전쟁을 통해 영웅으로 거듭난 사내가 '권좌'에 앉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흔한 일이었고, 조지워싱턴이 대통령에 취임했을때도 사람들은 그저 그런 일의 연속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의 내심은 조금 달랐던것 같습니다. 대통령제란 혈연에 따른 세습이 아니라 임기가 정해져있는, 책임이 부여된 권좌라는 개념이 후세에 남기를 그는 바랐습니다.

재선의 임기가 끝나기 6개월여 전. 당연히 3선, 아니 그냥 워싱턴이 죽을때까지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것이란 의심을 불식시키는 거절 의사가 신문에 실리니, 그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조지워싱턴의 고별사'입니다.

조지워싱턴은 독립적 지위를 확보한 미국의 왕으로 등극하라는 주변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고합니다.

 '우리는 영국의 왕으로부터 벗어나기위해 싸웠소. 그런데 새로운 나라에 또 왕을 세우라고? 그런 짓은 하기싫소.'

조지워싱턴의 초대 대통령 취임이 의미있는것은 세계사 최초로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가원수라는 사실입니다. 지극히 혼란하던 시기에 각 주들을 통해 선거를 실시하였고 만장일치의 결과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것이죠.

선거를 통한 대통령제로 대표되는 현대 정치체제의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종신권력을 가졌던 역사적 인물은 헤아리기 힘들만큼 많았지만, 그 권력을 움켜쥔 손아귀 힘을 스스로 풀어버린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중국 신해혁명을 이끈 쑨원이 그토록 꿈꿨던
대도지행 천하위공(大道之行 天下爲公: 크나큰 도리가 행하여지면, 천하는 모든 사람의 것이 된다)의 사례가 미국의 영웅에게서 펼쳐진것도 공교롭네요.

 저렇게 시작된 미국 정치는 그렇게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 '군주'가 되거나 무자비한 '독재자'가 되고 싶어하던 인물들, 그들이 야망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선 국부 워싱턴이라는 역사의 거인을 넘어서야만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조지워싱턴이라는 이름이 남긴 유산은 끝내  무너지지않고, 미국의 공통된 정치적 자산으로 남아 여전히 지켜져야할 거룩함으로 여겨지고 있죠.

아름다운 퇴장이라는것만큼 공허해보이는 말도 없어보이는 시대, 바이든과 트럼프의 각축이 어떻게 끝날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지금

이역만리 타국인 미국 초대대통령이 지녔던 멋과 낭만이 새삼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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