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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감독 May 26. 2021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문학으로 다뤄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단면

한국 문학 특히 단편선들을 좋아한다.
읽기도 쉽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굴고 짧지만 강렬한 여운이 남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글이 끝날 때 처연함과 씁쓸한 아련함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윤흥길 선생님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 담긴 단편들은 분명 그 결이 비슷한 인상적인 글들이다.

하지만 이전 내가 좋아하던 단편소설의 슬픈 감정은 문학적인 가치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데 비해...

본 단편집 안의 소설들을 읽은 후에는 근현대사의 비극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제법 구체적으로 반영되어 있음에 그 문학적 거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불편함이 계속 맘속 언저리에 머물러있는 느낌이랄까?

소설의 시대적 공간적 주요 소재가 된 광주대단지 사건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었다면 과거 못살던 시대의 한국의 이야기를 담은 옛날이야기?로 넘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배경에 대한 인지가 있었기에... 픽션이지만 더 이상 픽션으로 느낄 수 없는 순간들....

이 특별한 독서의 체험이 과연 어떤 식으로 새로운  작업에 영향을 끼칠지 잘 모르겠다.....

P.S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도 저 시기에 도시 빈민이라 불리던 분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더군요..... 이런 분들을 집단 이주? 시킨 곳이 바로 그 시기 광주(성남)이었고요...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윤흥길 #광주대단지 사건 #문학과 지성사 #창비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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