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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순승 Sep 14. 2024

툭담

마른 장미가지 끝에 핀 드라이플라워     

허공처럼 가벼워진 체위

겹겹 페이지마다 편년체 에필로그 차곡차곡 적어 놓은 

마침표 

한 송이     

그도 한때는 욕망에 이끌려 

거침없이 

타오르던 불의 종족     

생을 불사르던 그 자리 

한철 자태 그대로 

꽃물 한 방울까지 내려놓은

저 깊은 꽃의 경전 

죽은 듯 살아 있는     

탯줄 움켜쥔 응집된 부호     

적멸이고

선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툭담*     

햇살의 조문 경건하다     

     

* Thukdam: 특수하게 죽은 이후에도 유지되는 깊은 명상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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