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에서 떨어진 나는 엉덩이가 아파 울었어요
버둥거리는 몸부림이 우스꽝스러웠겠죠
어릿광대인 나는 매일 외줄을 타요
뒤를 부추기는 익명의 엇박자 추임새 발밑을 안개로 흘러요
갈채의 등을 본 적이 있어요
돌린 등은 꽃샘보다 추워요
변덕 심한 소문처럼 줄을 흔들어요 자칫 휘말리면 발이 삐끗하죠
삐끗의 단면을 잘라 보면 꼬인 실타래이거나 닫힌 개미굴이거나
귀가 얇다 보니 낱말이 뒤섞여 흩어지는 브레인포그
기온 차에 진눈깨비 방식으로 쿨럭이는 딸꾹질
스며들지 못하고 속눈썹에 맺히려는 물의 조각 같아요
발등을 찧지 않으려면 덩어리가 되기 전에 닦아야 해요
자욱한 저의는 이스트를 넣어 반죽
허술한 틈새로 먼 데까지 부풀거든요
바람을 빼 보려 그렁하게 쏘아붙인 눈빛의 반사로
달아올라 물들기 시작한 사과빛 내 얼굴
지워 내도 숫기가 없어 금세 붉어지죠
표정 관리를 먼저 배워야 해요
입 다문 바다와 다르게 출렁이는 파도의 소란이라든지
필라멘트 끊어진 어둠도 얼굴 바꾸어 환해지는 알전구처럼요
바람에도 근육이 자라죠
근육의 탄력에 흔들림을 실어요
엇박은 한 발 늦춰 밟아도 괜찮아요
날개를 펼쳐요 얼굴 따윈 이제 붉어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