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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Jan 07. 2020

숲 속의 두 누드

프리다 칼로




   1939년 프리다 칼로의 "숲 속의 두 누드"는 질감, 색, 모양, 빛으로 드러나는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진 꿈같은 사랑 장면이다. 풍경 속의 두 누드는 목가적이어야 하지만, 목가적인 유토피아적인 환경은 주변의 황폐한 환경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 한 여자는 검은 피부에 앉아 있고 가벼운 피부에 반듯한 누드의 인물과 함께, 광활하고 황량한 사막으로 변하는 야생 정글의 끄트머리에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다. 두 인물의 주변에 야생의 정글은 오아시스 일수도 있고 신기루일 수도 있다. 누드 여자들 앞에는 협곡이 있다. 지진으로 인한 갈라진 땅일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몸짓 언어는 친밀감에 대한 애정 표현을 보여준다. 무릎에 머리를 얹고 누워 있는 여인을, 앉아 있는 여인은 슬픈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누워 있는 창백한 누드는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고, 그녀의 전망은 황량하지만, 칼로가 많은 자화상에서 자신을 이미지로 묘사한 것처럼 자신의 얼굴을 고통스럽게 보여주기를 거부한다. 이 두 여성은 모두 의도적으로 익명의 인물 이거나 가상의 얼굴이다. 검은 의자에 앉은 여자는 오른손을 목에 부드럽게 얹어 머리카락을 쥐고 만지작거린다. 머리카락 만져 주는 것은 애정표현이면서 동시에 불안을 해소하는 치유행이기도 하다. 원숭이과 숨어 있는 정글은 두 여인에게는 유토피아이며 사랑 공간이고 삶의 공간이기도 하다. 누드의 두 여인이 정글 속에서 사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은 바로 누드이다. 즉 발가벗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원초성이야 말고 바로 예술이 지향하는 무위 세계의 구현을 바라는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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