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오후입니다. 질문이 일어납니다. 아무에게 물어보지 못한 질문이 해 질 녘 같이 찾아옵니다. 수련을 품은 연못처럼 숙고해서 답해야 하는 질문입니다. 지는 해에게 답을 구해야 할까요. 손에서 책이 떨어지고, 눈 앞에 전경이 흐리마리해집니다. 어떤 질문일까요. 이 질문의 깊이는 지층의 맛을 다 보고도 모자랄 듯합니다. 잠든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내면이라 할까요. 질문보다 답이 먼저 찾아옵니다. 지하 달셋방 백수 아가씨의 미쳐버리고 싶은 속내일까요. 나는 자꾸 손에 얼굴을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