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隨行)
각자의 자전거로 앞서 달리는 그를 뒤에서 조용히 따라가며 균형과 페달링, 방향 전환을 배운다.
내 페이스로는 완전히 제어할 수 없지만, 관찰과 모방을 통해 서서히 숙련된다.
때로 넘어지기도 하고, 그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와 리듬을 발견한다. 그렇기에 수행은 자기 수양과 성장을 위한 내적 훈련이다.
타인을 완전히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따라가며 자신의 능력과 리듬을 발견하는 과정.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상태, 즉 내면적 자율성과 외부 조율을 동시에 체험하는 시간이다.
어느 길로 달려갈지 ‘선택’하는 몫은 앞서 달리는 이가 갖고 있다. 먼저 가보았던 길, 혹은 더 잘 아는 길, 좀 더 편안한 길,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길에 대해 전적으로 앞서가는 사람에게 의지하며 달린다.
긴 시간, 누구나 누군가를 따르며 자신을 빚어가는 ‘수행자’로 산다.
동행(同行)
2인용 자전거에 앞뒤로 앉아 균형과 페달링, 방향 전환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배운다. 나란히 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맞추고 서로를 배려한다. 언덕길을 만나면 속도를 낼지, 멈추어 같이 걸을지, 잠시 쉴지를 결정한다.
동행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호 성장이다. 서로의 존재가 여정을 풍성하게 만들고, 균형을 맞추는 과정 속에서 협력과 신뢰를 체감한다. ‘함께여서 온전히 경험되는 길’로, 완전히 나 혼자의 힘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의미를 만들어낸다.
어느 길로 달려갈지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들어선 길이 그 길이다. 어쩌다 들어선 길이라 울퉁불퉁할 수도, 경사도 내리막도 급할 수 있다. 이때 서로를 밀고, 당기고, 잡아주느라 느릿하게 달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서로의 속도에 기꺼이 삶을 맞추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길이 되어주는 ‘동행자’로 남는다.❤️
https://blog.naver.com/ji_dam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