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은
놀 때는 신나지만, 깊게 남지는 않는 ‘파티 친구’다. 좋을 때 친구다.
함께 있으면 웃기고 가볍고 즐겁다. 스트레스가 풀리고 즉각적인 만족이 있다. 그러나 파티가 끝나고 불이 꺼지면, 그 친구는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내 마음의 깊숙한 부분까지 내려오지는 않는다.
오락은 ‘여기-지금’을 환하게 밝히는 불꽃처럼, ‘무엇을 함께 하느냐’가 중요한 친구 관계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이 관계의 중심에는 게임, 음식, 영상 같은 외부의 자극(콘텐츠)이 있어야 한다.
그 자극을 함께 소비하며 즐거움을 느끼지만, ‘즐거운 도피’를 위한 훌륭한 파트너일 뿐이다. 관계의 깊이보다는 시간의 밀도에 집중하게 된다.
‘기쁨’은
오래 두고 보아야 깊이가 드러나는 ‘평생 친구’다. 안 좋을 때도 친구다.
힘들 때는 옆에서 말없이 손을 잡아주고, 아무 말 없어도 편안한 친구다.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삶의 가장 두꺼운 부분을 차지한다.
기쁨은 ‘지금-여기’란 불꽃을 밝히는 심지다. ‘누구와 함께 있느냐’ 자체가 중요한 친구 관계와 같다. 그렇기에 이 관계의 중심에는 ‘서로의 존재’가 있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과 충만함을 느낀다.
자극적이지 않은 즐거움을 느끼는 느린 에너지다. 시간의 밀도보다 관계의 깊이에서 ‘경험의 진정성’을 경험하게 된다.
오락은 나를 잠시 잊게 하는 친구지만,
기쁨은 나를 좀더 알게 하는 친구이다.
오락은 시간이 남아야, 주말이 되어야 떠오르는 친구지만,
기쁨은 정말 바쁠 때, 평일 저녁에도 떠오르는 친구이다.
오락은 오늘 웃고 내일 잊게 만드는 친구지만,
기쁨은 어제 있었던 작고 따뜻한 순간이 오늘을 지탱하게 해주는 친구이다.
오락은 넘치지만 기쁨은 줄어드는 요즘,
나는 어떤 친구하고 더 많이, 깊게 놀까 하고 오늘도 고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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