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바다는 얄궂다. 위험한 폭풍우가 몰아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눈물겹게 반짝이는 윤슬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무쌍한 망망대해에서 '나'라는 배가 난파되지도, 표류하지도 않으려면 두 가지 무기가 필요하다. 바로 ‘담담함’이라는 닻과 ‘묵묵함’이라는 방향타다.
파도가 높을 때 배는 파도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깊이 내려앉아야 한다. ‘담담하게’는 고통에 과민 반응하지 않고 내면의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닻은 배를 앞으로 가게 하진 않지만,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게 지켜낸다. 그러나 닻도 녹이 슨다. ‘기분’이라는 해풍과 ‘피로’라는 염분 때문에 수시로 삭는다.
그러니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피로에 잠식되지 않도록 부지런히 기름칠을 해야만 한다. 좋은 음식, 좋은 음악, 좋은 책, 좋은 사람들, 그리고 좋은 운동. 이것들이야말로 '나'의 담담함을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방청제다.
삶에서 폭풍우만큼 무서운 건, 눈물 나게 반짝이는 윤슬 아래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무풍지대의 ‘권태’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대할 것 없는 오늘, 아무도 기대지 않는 나, 기대고 싶은 이도 없는 나. 여전히 기대되지 않는 내일. 이런 권태는 배가 멈춰 서서 서서히 썩어가는 표류의 시간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묵묵히’라는 방향타다. 표류를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배의 머리를 돌려 물살을 가르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먹고, 오늘도 자고, 오늘도 볼 일 보고, 오늘도 일하고, 오늘도 만나고, 오늘도 걷고, 오늘도 이야기 나누고, 오늘도 운동하고, 오늘도 쓰고, 오늘도 읽는다!
이 매일의 ‘오늘도’는 ‘오늘 또’라는 위대한 반복이다.
우리의 오늘도 목표는 단 하나다.
모든 ‘오늘 또’ 뒤에 단 한 음절, “잘”를 붙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 또 “잘”먹고,
오늘 또 “잘”자고,
오늘 또 “잘”읽고,
오늘 또 “잘”쓰고,
오늘 또 “잘”걷고,
오늘 또 “잘”만나고,
오늘 또 일 “잘”하고,
오늘 또 운동 “잘”하고,
오늘 또 볼 일 “잘”보고,
오늘 또 이야기 “잘”나눈다!
위대한 반복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위대한 선물이다. 태양이 그러하듯, 바람이 그러하듯. 반복하는 힘만이 정지된 배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그러니, 잘 산다는 것은 마음이 요동칠 땐 ‘담담하게’ 닻을 내려 버티는 거다. 삶이 멈춘 것 같을 땐 ‘묵묵히’ 방향타를 잡고 ‘또’ 움직이는 거다.
그렇다.
현실에서 ‘담담하고 묵묵하다’는 것은,
“감정의 볼륨을 조금 줄이고, 행동의 지구력을 높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쁜 일이 있어도 들뜨지 않고 ‘다행이다’하고 미소 짓고 끝내고,
슬픈 일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고 ‘그럴 수도 있지’하고 밥을 챙겨 먹는다.
그리고는 어제 하던 일을, 오늘도 그냥 계속하는 거다.
그렇게 하면
휩쓸리지 않고, 가라앉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는 것. 이 세 가지 균형을 잡고 삶의 바다를 ‘잘’ 건널 수 있을 거라 믿는 거다!!
닻이 자꾸만 녹슬고
밧줄이 자꾸만 삭고
방향타가 심하게 요동칠 때,
항해를 하면서 수없이 스친
그를 떠올린다, 그의 노랫말을 떠올려 본다!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을.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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