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2년을 노립니다.
2020년을 처음 시작할 때 나는 20년에는 2가 두 번이나 들어가기 때문에 행복한 한 해가 될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생일은 2월 2일이고 나는 2라는 숫자를 참 좋아하니까. 2월 22일에 복권을 사면 혹시나 당첨되지 않을까? 1월 1일부터 상상해보고 혼자 들떠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추위를 뚫고 눈 뜨자마자 사 왔던 복권은 낙첨이었고, 오늘까지 온 세계는 코로나로 수많은 사망자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 번은 뭘 잘 못 먹었는지 며칠 동안 화장실에서 살던 날이 있었고 안 아프려고 운동을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며칠 동안 침대 위에서 살았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네가 사랑하고 사랑받을 사람을 새해에는 만나길 바라, 너를 스스로 더욱 잘 알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 "
지난 19년의 마지막 날 내가 다이어리에 써 놓은 문장입니다.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을 사람을 만났을까요? 스스로 더욱 잘 알아가는 한 해를 보냈을까요? 사랑이라며 나를 지나간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전히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사랑받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20년에는 나를 더욱 잘 알아보려고 연기나 글쓰기처럼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많이 도전했는데 여전히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프고 후회하지 말고 아프기 전에 건강관리를 잘하자고 다짐한 문장도 보입니다. 하지만 올해도 나는 아팠습니다.
지난 다이어리를 돌아보다 보면 필담을 나눈 흔적이 보입니다. 서로의 글씨가 더 이쁘다며 경쟁하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대만 선교 신청했는지 물어보는 문장도 있습니다. 서로 오목을 두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다가올 21년 필담을 나눌 만큼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공간에서 아주 바람직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지만, 연말 분위기에 취해 지난날을 회상하며 함께 살을 맞대며 북적거리던 지난날이 그립습니다.
19년의 내가 다짐했던 모든 것들은 어쩌면 이뤄져 가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매년 목표와 다짐을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표와 다짐의 데드라인을 1년으로 선정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1년 만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을 만나겠습니까, 나를 알아가는 것도 1년으로 끝날 일이 아니지요. 건강을 챙기는 것과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 모두 평생을 함께 할 나의 다짐입니다.
20년 돌아보면 너무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1년은 안 힘들겠습니까? 분명히 21년도 힘들 겁니다. 하지만 나는 일생을 함께할 나의 목표들을 다시 한번 21년의 나에게 바랍니다. 사랑받고 사랑하기, 스스로를 알아가기, 건강을 관리하기, 하나님을 바로 믿기… etc.
지난 다이어리를 돌아보며 수많은 다짐들과 약속들 사소한 행복들 아픈 이별들이 보입니다. 다이어리를 써서 참 다행입니다. 당장에 이뤄지지 못한 약속들과 나를 아프게 했던 이별들이 다이어리에 고스란히 남아 현재의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줍니다. 정말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Life is beautiful. 우울감에 홀딱 젖을 때는 모든 감성을 잃어버리고 혼자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따금 들려오는 노래들과 따뜻한 문장들을 바라보면 나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상반신으로 늪에서 벌떡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돈을 잃어야 남은 돈을 헤아리게 되는 것처럼 우리 삶도 잃어가며 매일 죽어가며 남은 생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22년에는 2가 3개나 있습니다. 나는 22년을 노립니다.
그러니까 21년은 20년보다 더 자유롭게 살아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