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뭘 사달라고 하지 않는 아빠가
몇 달 전 침대를 사달라고 했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바로 사주려 했지만,
이것저것 알아본다는 핑계로 시간이 좀 걸려
크리스마스에 아빠는 언니와 형부 그리고 엄마와 함께 사러 가게 되었다.
침대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 가구 배치도 다시 한 아빠와 엄마를 보며
들떠있는 모습의 조카들이 스쳐 지나갔다.
약간의 보탬에
엄마는 지나칠 정도로 감사의 인사를 직접적으로 전해왔고, 아빠는 엄마에게 결국 잔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고맙다 이 말 한마디’가 어렵냐고
나이가 드니 아빠의 표현법이 보인다.
며칠 전 괜히 주변에 앉으며 어떤 말을
할 것 같은 표정의 아빠였다.
그 덕에
‘이미 아빠의 고맙다는 마음은 충분히 전해졌다.’
오늘 선물이 도착했을 텐데
조금 편하게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을 모습을 그려져 퇴근길 입꼬리가 올라간다.
진짜 하고 싶은 표현은 잘 나오지 않는
나의 모습이 아빠를 똑 닮은 거 같아서
괜히 웃기면서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다.
‘내 마음도 아빠가 나에게 전해졌듯
전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