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사랑하면 생기는 일
때로는 최악이 최선일 때가 있다.
자신의 최악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알 때
과거의 나는 더 이상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고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 된다.
최악의 경험
성적이 안 좋아서 공업고등학교 야간에
겨우 입학해서 졸업하고,
수능점수는 400점 만점에 106점,
지방에 있는 전문대 야간에 내신으로 겨우 입학해
간당간당하게 졸업했다.
운전면허시험을 필기에서도 7번 떨어지고
이런 내가 내 인생 첫 도전으로
방송을 해보겠다고 했을 때 2년 넘게 카메라 앞에서
긴장감 하나를 해결하지 못해서
동료들은 방송진출할 때 나는 그저
응원만 해야 했다.
이런 나에게도 방송을 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첫 방송이 마지막 방송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 모 기업에서 첫 강의의뢰가 들어왔는데
역시 강의를 망치고 나를 소개한 거래처도 연락이 끊겼다.
아무래도 과거 공부를 너무 못한 것이
스스로에게 많이 부끄러웠고 또 아는 게 없어서
해결하기도 어려웠던 것 같았다.
가정상황도 경제적으로나 분위기로나 좋지 못했다.
경제활동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했으니
공부대신이라는 돈 버는 일에 관심을 더 가졌던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의 나를 보면 돈을 많이 벌거나 하는 것도 없다.
나보다 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 또한 방송을 해보겠다는 입장에서 내 상황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최악의 이력이었다.
그 외 최악의 상황은 무수히 많았지만 여기까지만 나열해 본다.
최선의 경험 1
어지간해서는 해결되지 않는 긴장감 덕분에
나는 내 긴장감을 해결하기 위해서 긴장감의
본래 특성과 성질까지 고민해야 했다.
나를 넘어 생물학적 특성에서 긴장감은 뭐고
생물학적 특성인지 인지적 특성인지 구분해서 실험해 보고
그럼에도 안되면 또 실험해 보고를 반복했다.
그 결과 나는 많이 늦었지만 내가 겪는 긴장감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 되었고 완화할 수 있었다.
이 경험 덕분에 나는 내 주변에서 긴장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게 되는 사람이 되었다.
최선의 경험 2
학창 시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꼴찌 수준의 공부실력은 나를 상식이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상식이 부족한 덕분에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지식 또는 앎이라는 것을 다룰 때
다른 사람의 지식에 의존도는 매우 낮고
공감 또는 이해되는 수준에서 접근한다.
무엇보다 내가 나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져
납득이 되고 그 납득이 된 답을 다시 의심해서
쪼개보기를 반복해서 실제 도구처럼 쓸 정도록
규격화시킨 후 나에게 적용해서 효과가 있으면
그 결과물을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변화되었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사랑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질문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최선의 경험 3
스타트업 멘토 및 평가위원으로 9년여 생활하면서
참 많은 스타트업 팀들을 만났다.
공부 수준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팀들을 만나면서
나는 지금까지도 멘토와 평가위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첫째로 내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에 관해서 아는 게 없다.
는 생각이었다. 그 덕에 나는 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최대학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둘째로 질문을 던져서 개념을 잡고 그 개념을 마치
마블의 닥터스트레인저처럼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을 제안하고
그 제안에서 다시 의견조율이 필요한 부분을
조율하며 함께 만든다고 생각하고 참여한다.
나는 내가 수능 400점 만점에 106점을 맞았던 과거 덕분애
늘 겸손할 수밖에 없고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빨리 아이디어를 캐치하고 더 의미 있는 피드백을 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나에게 최악의 상황은
이제 나에게 최선의 기둥이 되었다.
내가 바뀐 것은
최악의 상황이 곧 나라고 생각했던 내가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 나로 바뀐 것이
내가 경험한 가장 큰 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