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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품 Apr 20. 2023

생사


2023 봄




결국 발아하지 않는 씨앗들이 있다. 고수, 토종노각, 강화오이, 쇠뿔가지는 다시 씨를 뿌려도 결국 하나의 씨앗도 열리지 않았다. 개중에는 작년에 텃밭에서 채종한 것도, 누군가로부터 나눔 받은 것도, 채종한 것을 구매한 것도 있다. 반면 작년에 채종한 토마토와 오크라, 수세미가 텃밭으로 이사하기 전에 열심히 본잎을 키우고 있다. 특히 수세미가 굉장하다. 그야말로 떡잎부터 다르달까. '나는 내가 알아서 잘 자랄게' 하듯 크고 굵고 떡잎의 무늬마저 확고한 수세미는 생장속도도 빠르다. 혹시 시간이 멈췄나 싶은 토마토와 다르게 본잎도 빠르게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 큰 배움이 있었던 이 시기를 지나고 나니 나도 꽤나 담담하게 씨앗들의 생사를 들여다보는 요즘이다. 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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