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여름 같은 봄
올여름은 기대 아닌 대비를 하는 마음으로 있다. 길고 뜨겁고 비 또한 많다 하니. 추위 타는 내가 지금 반팔을 입고도 덥다 소리를 한다. 볕이 너무 뜨거워 아직 어린 모종들이 타지 않을지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들여다본다. 풀썩 넘어가지 않으니 자랑스러운 마음인데, 한편 복병은 두더지다. 얘는 내가 어쩔 수가 없다. 윗흙이 마른 상태로 팝콘처럼 들려있으면 이 녀석이 지나갔구나 한다. 이 녀석이 굴을 파며 뿌리를 건드려서 그 자리의 모종은 아파진다. 다시 흙을 꾹 눌러 다져주는데 손이 푹하고 들어간다. 깊기도 하지. 두더지가 그런데도 어쩔 수가 있나. 너의 길을 방해할 생각은 없어. 23.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