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임신 전이나 임신 초기에 병원을 가면 산전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십만 원 정도의 금액이 발생한다. 하지만 비용이 발생하는 병원과 달리 보건소에서는 모자보건사업 및 출산장려의 일환으로 해당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책에서 읽고 난 후 집 근처 보건소를 검색했더니 과연 우리 동네 보건소에서도 출산장려 사업으로 예비부부 산전 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도 검사 한 번 받아볼까?'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우리 두 사람의 몸 상태는 어떤지 그리고 어떤 검사를 받게 되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이 더 컸다. 어차피 받아야 하는 검사라면 언젠가 일이 닥쳤을 때 병원에서 검사받는 것보다는 보건소에서 미리 받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일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부담 없이 검사를 받아보기로 결정했다.
따사로운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다가오는 여름은 어떻게 버티나 생각들 정도로 더웠던 6월의 어느 날. 평일에만 운영을 하는 보건소의 특성상 남편과 나 모두 시간을 내어 보건소로 향했다. 조용한 월요일 오후라서 우리만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우리처럼 시간을 만들어서 방문한 부부도 있었다. (평일에만 운영하니까 대부분의 예비부모들이 병원에서 유료로 검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주말에도 운영한다면 더 많은 예비부모들이 이용했을 텐데..)
많지 않은 인원 덕분에 우리는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바로 검사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진행한 검사는 흉부엑스레이, 피검사, 소변 검사가 전부였다. 이렇게 간단한 검사로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니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력에 혀를 내둘렀다. 그날 바로 알 수 있었던 정보는 고작 서로의 혈액형이 맞는지 뿐, 결과는 일주일 후에 받아볼 수 있었다.
일주일 후 받아 든 결과지는 온갖 영어로 적혀 있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보건소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모두 정상이라고 하셨다. 특히 내 몸에 풍진 항체가 있다는 사실이 무척 안심이었다! 풍진 항체가 모체에 없다면 풍진 항체 주사를 몇 개월 전에 미리 맞아야 했는데 혹시 내게 그런 항체가 없어서 주사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살짝 걱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주사 안 맞아도 된다! 하하하!
실제로 병원을 가면 또 어떤 검사를 하게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런 작은 검사 하나로 뭔가 소소한 시작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주 소소한 팁.
1. 부부의 주소지가 다르더라도 한 명의 배우자가 등록된 거주지의 보건소에서도 함께 검사가 가능합니다.
(단, 부부임을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합니다)
2. 공복으로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3. 보건소 운영 시간에 맞춰 방문해야 대기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보건소마다 다르겠지만, 점심시간 10분 전에 가면 검진 소요 시간으로 인해 점심시간 이후 검진받을 수도 있습니다)
4. 결과지는 방문 수령만 가능합니다.
(만약 두 사람 함께 방문하기 어려우시다면 대리인이 다른 배우자의 신분증을 함께 챙겨가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