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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숲 Nov 21. 2022

다섯째 날

종아리에 알이 배긴 줄 알았지만, 살짝 건들어도 비명이 나올 지경이 아무래도 근육이 파열된 것 같다. 파스를  장씩 붙여도 내리막길에서 참기 어려운 통증이 느껴졌다. 등산의 후유증이다. 그래도 간다.

 

풍경이 조금 식상해졌다. 이제 비처럼 내리는 낙엽에 감탄하지 않는다. 내려올 때는 아예 뛰듯하는 나를 알아채고 걸음을 늦춘다. 어서 정상을 찍고 급하게 내려오려고만 했다. 풍경도 이미 다 본 거라며 고개 들지 않았다.

일할 때나 공부할 때도 심지어 취미로 그림을 그릴 때도 그랬다. 뭘 해도 쫓기듯 해치우기에만 급급했다. 과정을 즐길 줄 몰랐다. 


법륜스님은 공부는 싫어하면서 합격은 좋아하는 것, 산을 오르는 건 괴로워도 산꼭대기에 서서 내려다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 모두  과정은 없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이라 말씀하셨다.

 

발바닥 인대 파열  조금만 걸어도 아프고 구두는 아예 못  한동안 일도 쉬었다. 등산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아픈 부위를 쉬게 해 주면 낫는다는 간단한 사실을 말이다. 


나무 쪼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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