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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결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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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우 Mar 05. 2022

[소설] 연결 3

유비쿼터스

유비쿼터스라는 회사를 알게  것은 대학교 친구 유나를 통해서였다. 유나는 영문학과의 성골이라고   있는 미국 동부 고등학교 출신이었고, 과대표를  정도로 매사에 적극적이고 사교성이 좋은 핵인싸였다. 대치동 일타 영어 강사인 그녀는  마케팅 차원에서 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몸짱 영어 강사에 열광한 수만 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인플루언서다. 유나의 말에 의하면 유비쿼터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 스타트업이고 ‘커넥팅이라는 앱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던 헤비유저들이 ‘커넥팅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나의 몸스타그램을 보면서 ‘ 피곤하게 산다.’라고 비아냥거렸던 나에게 그녀는 천사로 돌변했다. 업체 조사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나는 바로 커넥팅 앱을 깔고 회원가입을 했다. 아직도 소셜 네트워크 초심자인 나는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가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회원 가입하는데만 30분을 날렸다. 유나를 비롯한 몇몇 과친구들과 친구 맺기를 하고 포스팅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몇몇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수없이 읽었지만 최근에 다시 읽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 읽고 있던 페이지를 포스팅했다. 소설의 화자인  캐러웨이가 개츠비를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이었다. ‘어디선가  적이 있는  같군요라고 개츠비가 캐러웨이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이런저런 기능을 살펴보다가 ‘치지 못한 편지라는 서비스가 눈에 들어왔다. 유나가 다른 소셜 네트워크 업체에서는   없는 기능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편지지같이 아기자기한 인터페이스로 글을 올릴  있도록 페이지가 구성되어 있었다. 짝사랑을 고백하는 사람, 사랑하는 이를 잃고 그리워하는 사람, 연인이나 가족에게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들의 편지가 올라와 있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대부분의 편지 수신인은 영문 이니셜로 쓰여있었지만, 편지를 보내는 사람의 마음은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다른 사람의 과시용 포스팅에 신물이 났던 사용자들은 ‘치지 못한 편지서비스에 열광했고, 그들의 진심 어린 포스팅에 공감하는 진짜 좋아요와 진짜 댓글이 쌓여 있었다. 나는 편지라는 형식으로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도 났다. 유나가  나에게 추천했는지   있었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유비쿼터스 관련 기사를 스크립트했고, 회사 홈페이지에서 회사 소개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서 공부했다. 재무제표 분석이나 예상 인수 가격 산정은  능력 밖이어서 팀에서 같이 일하는  과장님에게 부탁했다. 상위권 글로벌 업체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대형그룹이 인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과장님은 유비쿼터스는 스타트업이고 아직 매출은 많지 않아서 인수 가격 부담이 적고 성장 가능성은 있어 보여서 해볼 만할  같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전문가인 박 과장님의 말에 힘을 얻은 나는 유비쿼터스에 더욱 집중했다. 그동안 수집했던 시장 조사 자료와 유비쿼터스에 대한 기사와 회사 소개 자료를 정리하여 다른 경쟁업체와 비교 분석하고 유비쿼터스 인수를 제안하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김상도 부장에게 보고했다. 김상도 부장은 사람 좋기로 유명하지만 업무능력은 떨어진다고 알려진 사람이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 업체 인수 프로젝트에 그가 투입된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그의 능력이 아니라 TFT 수장인 신성일 상무와의 오랜 인연 때문에 발탁되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커다란 매부리 코에 코털이 항상 삐져나와있어서 팀원들 사이에서는 ‘코털’로 불렸다. 코털은 내 보고서를 쑥 흝어보더니 특유의 하회탈 표정을 짓고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

“막내가 이런 보고서를 썼다고? 우리 팀에 보물이 들어왔네 그래.”

과장된 칭찬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박 과장님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신상무님께 보고드릴 내용이 없어서 난감했는데 한사원 덕분에 살았어요.”

치지 못한 편지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서비스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실적이 없어서 불안해하던 코털은 자신이 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있어서 무척 기쁜 모양이다.

그다음 날, 내 보고서는 신성일 상무에게 보고되었다. 팀 막내인 나는 보고에 배석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박 과장님이 대신 참석했다. 박 과장님은 신성일 상무도 회장님께 보고드릴 건이 생겨서 기뻐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신성일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의 중개업무를 맡은 투자은행을 통해 회사에 접촉하라고 지시했다. 박 과장님은 진심으로 성공적인 보고를 축하해주었다. 상사들의 입장과 상관없이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날듯 했다. 처음으로 대형그룹에 위장 취업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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