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8 우리가 소위 말하는 ADHD 특징이 방해만 되는 거였다면, 그걸 가진 개개인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ADHD는 자연히 사라졌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매우 보기 드물었을 거다. 하지만 현대에 그렇지 않다. 몇몇 시대에 인간은 멸종에 아주 위험한 위기에 처했을 때도 있었다. 삶은 항상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었고, 적응하지 못하는 자들은 죽었다. 인류의 역사 99.9%에서, 절반의 인간이 어른이 되기 전에 죽었다. 질병, 가난, 자연재해, 전쟁으로부터 살아남은 자들만이 아이를 갖고 유전자를 전해왔다.
- ADHD 유전자가 나쁜 거였으면 진작 사라졌겠지. 라는 말이 참 힘이 된다.
p52 그렇다면 왜 모든 사람들이 ADHD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 매우 도전적이고 리스크 테이킹을 잘하면 그 사람에게서도 도움을 얻고, 어떤 사람이 신중하고 미리 계획을 잘하면 그 사람에게서도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 도전적이고 리스크 테이킹했다면, 삶이 매우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다 조심스럽고 리스크를 싫어하면 발전을 일으킬 수 없다.
- 내가 ADHD인이 맞는 게 아니라, 'ADHD 기질이 있는 사람'이랑 맞다고 말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내가 자꾸 와다다다 달려나가려하면, 옆에서 워워워 해줄 사람도 있어야 된다. 갑자기 강남, 이상화 부부가 떠올랐다. 강남은 알려진 바와 같이 ADHD인이다. 그렇다고 이상화 님은 아예 그 기질이 없을까. 일단 전문 스포츠인이시다. 아예 기질이 없었으면, 이해 못 해서 안 맞는다. 어느 정도 자기 안에 꿈틀꿈틀 있는 사람이 ADHD인하고 맞다.
내가 ADHD 기질이 거의 없는 사람에게 질려버린 이유는, 자꾸 설명하게 되는데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을 안 했는데도 내 속을 다 꿰뚫어보던 한 사람에게 빠져버렸던 거 아닐까.)
p62 모차르트는 겨우 35살까지 살았는데 600곡을 작곡했다. (중략) 이 오스트리아 작곡가의 격동적이었던 삶을 읽어보면 계속 나오는 성격들을 파악할 수 있다. 그는 에너제틱하고, 쉽게 안달나고, 쉽게 주의 분산되고, 충동적이고, 그밖에 많은 특성이 ADHD와 연관되어 있다.
- '5년 동안 1곡 썼는데, 갑자기 한 사람 때문에 16곡을 썼어요.'라는 한 문장에도 ADHD 의심을 할 수 있으려나. 지금 병원 초진 때, 10-15분 동안 정말 별 얘기 안 한 것 같은데도 ADHD를 알아보셨다.
p72 ADHD 약은 60-70%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왜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게 아닐까? 정답은 ADHD인 모두가 도파민 결핍을 겪는 게 아니어서, 도파민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 나는 분명 ADHD 약이 효과를 본다. 다만 이 약은 3시간 짜리 약이라고 설명 들었다. 내가 일반적인 약을 못 먹는 이유는, 부작용 탓이다. 진짜 약을 조금밖에 안 투여해도, 뇌가 놀라서 와라락 하고 부작용을 보였다.
p73 나는 스스로 덜 창의적이게 되는 것 같아서 약물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을 몇번 본 적이 있다. 한 음악인은 약물 치료 이후 기타를 치는 게 더 기계적이고 지루하게 되었다고 했다. 상자 밖에 생각하고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연주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서 약물 치료를 중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몇 환자들은 오히려 약물 치료 이후로 창의성이 나아졌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정답은 없다.
- 나는 어차피 ADHD 약을 매일 먹을 생각이 없다. 다만 늘 참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만큼 ADHD 특성이 예술가에겐 참 도움된다.
p77 ADHD를 가진 아이를 포함한 그룹 열에 아홉은, 논리적 과제를 정확하게 해결했다. 하지만 ADHD를 가진 어린이가 한 명도 없는 그룹은 하지 못했다. 왜 그럴까. 하나의 설명은 ADHD를 가진 어린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온다는 해석이다. 다른 가능성은 ADHD를 가진 어린이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방법을 떠올릴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 누가 마음에 품은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최면 치료 받으러갈 생각을 하나. 일반 사람이었으면 휙 예약해서, 두 번씩이나 가기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난 그 정도 돈을 휙휙 쓸 여력도 없다.)
영국은 교수든 인사팀이든 이 ADHD인의 슈퍼 파워를 어느 정도 안다. ADHD인이 팀에 있으면 저렇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상자 밖의 시각을 부여해줘서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한단 걸 교육 받은 사람이라면 안다. 그런데 한국은 그런 교육이 되지 않아서, 어지간히 똑똑한 사람들도 잘 모른다.
P. S. 전문 번역가가 아니기에, 느슨한 번역을 했습니다. 정확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the ADHD advantage / Dr Anders Hansen 책을 읽어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