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

by 이가연

봉사로 가르치는 학생이 핸드폰 배경화면을 보려고 본 건 아닌데, 드라마 좋아하시냐고 물었다. 배경화면은... 여기 계신 분이다.



그래서 저 배우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닮아서 해뒀다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학생이 '알고 보니 서로 좋아하는 거 아니냐'는 아주 천사 같은 말을 해줘서 순간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꼬치꼬치 묻는 사람도 태반이다. '보려고 본 건 아닌데' 라고 하는 조심스러운 태도도, 성인 중에 없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성인보다 아이가 더 낫다고 느낄 때가 있다. 아이들이 더 예의 바를 때도 많다. (사실 아이들은 예의가 없어도 용서가 된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나처럼 표정과 말에서 즉각 즉각 드러나서, 안심이 된다. 반면 성인은 내가 안전하다는 감각을 느끼기 어려울 때가 많다.


나는 더 '아이' 같고 싶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앞으로도 맑은 에너지를 유지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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